남부 폭우로 13명 사망·실종…교통망 속속 정상화
남부 폭우로 13명 사망·실종…교통망 속속 정상화
  • 온라인 편집부
  • 승인 2014.08.2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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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울산·경남 이재민 수백명 발생…복구 '구슬땀'
▲ 집중호우로 25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사동교 인근 하천변에 있는 주택 담벼락이 폭격을 맞은 듯 맥없이 무너져 있다.

24일과 25일 남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13명이 숨지거나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시간당 100㎜ 안팎의 집중 호우로 부산 지하철과 열차, 울산·경남 도로가 통제되는 등 공공시설과 재산 피해도 속출했다.

26일 비가 그치면서 침수로 통제된 철도와 도로 등 교통망이 속속 정상화되는 등 복구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 13명 사망·실종…이재민 수백명 발생

25일 오후 2시 50분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지산교 인근 덕곡천에서 시내버스(운전사 정모·55)가 불어난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다가 교각에 걸렸다.

이 사고로 안모(19)양이 버스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운전사 정모(52)씨와 이모(61·여)씨 등 6명은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같은 날 오후 2시 40분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봉암동 서광아파트 앞 배수로에서 50대 남성이 배수로의 빠른 물살 속으로 빨려 들어가 행방 불명됐다.

▲ 26일 기록적인 폭우로 수해를 입은 부산 기장군 장안읍 좌천시장 마을에서 소방대원과 자원봉사자들이 복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부산에서는 이날 오후 3시 15분께 동래구 우장춘로 지하차도에서 승용차 1대가 불어난 물에 빠졌다. 차량 안에서 나모(75·여)씨와 임모(15)양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이어 오후 4시께 북구 덕천동의 한 아파트 인근 경사로를 걷던 남모(60·여)씨가 좁은 골목길을 타고 내려오던 급류에 휩쓸려 숨진 채 발견됐다.

기장면 일광면에서는 오후 4시 30분께 승용차 1대가 인근 하천에서 범람한 물에 휩쓸렸다. 승용차는 근처의 논으로 밀렸고 차량에 타고 있던 여성 3명 가운데 2명은 가까스로 빠져나왔으나 운전석 옆자리에 있던 홍모(53)씨는 숨졌다.

부산 동래구에서 주민 1명이 추가로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과 울산에서는 주택 침수로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부산 북구 구포3동 태륜빌라 뒤편에서 난 산사태로 빌라 주민 15명이 인근 포천초등학교로 대피했다. 기장군 장안읍 길천마을에서도 주택 50여채가 침수해 165명이 인근 월드컵빌리지와 경로당에 대피하는 등 68가구 200여 명의 이재민이 생겼다.

사상구 모라동 운수사 위쪽, 북구 구포동 백양아파트 뒤, 북구 구포동 신진2차 아파트 뒤(할머니 경로당), 기장군 부산울산고속도로 장안 나들목 등 5곳에서 산사태가 나 주민들이 대피하거나 통행이 통제됐다.

울주군 서생면에서는 주택 99가구가 침수해 약 270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명산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했다.

경남 창원에서도 10가구 20명이 마을회관에 피신했다.

◇ 하천 휩쓸린 버스 실종자 이틀째 수색…북구 '구슬땀'

창원 덕곡천에서 불어난 물에 휩쓸린 시내버스 운전사와 승객 등 실종자들에 대한 수색작업이 이틀째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없다.

경찰과 방범순찰대, 해경, 소방 등 300여 명은 25일 밤샘 수색에 이어 26일에도 사고 현장인 덕곡천을 비롯해 진동항과 광암항 일대 해안가와 바다를 정밀 수색하고 있다.

가장 많은 이재민이 발생한 부산 기장군에서는 군인과 경찰, 공무원 등 수백명이 동원돼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이재민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기장군을 찾아 "부산시 기장군 등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종섭 안전행정부장관도 이재민들과 만나 "피해조사를 신속하게 해 현황을 제출하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하겠다"고 힘을 보탰다.

▲ 25일 집중호우가 내린 부산 북구 구포3동 공영주차장 내리막길에 1차선에 걸쳐 길이 50m의 아스팔트 도로가 휴지장처럼 구겨진 채 움푹 내려앉아 경찰이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 지하철·철도·도로 복구…교통망 속속 정상화

침수로 멈춰 섰던 부산도시철도와 동해남부선 열차가 점차 정상 운행하고 있다.

부산교통공사는 25일 오후에 차질을 빚은 도시철도 1·2·4호선 열차 운행을 26일 오전 첫차부터 정상화했다고 밝혔다.

교통공사는 물에 잠겼던 도시철도 4호선 금사역과 2호선 화명역 등지에서 밤새 배수작업을 벌여 이날 오전 5시 5분 모든 역의 열차 운행을 정상화했다.

이에 앞서 노포역 침수로 부분적으로 운행이 중단됐던 도시철도 1호선은 25일 오후 5시 50분부터 정상화됐다.

선로 밑 자갈과 모래 유실 때문에 중단됐던 동해남부선 열차 운행도 밤새 복구작업을 거쳐 이날 오전 9시 18분부터 재개됐다.

통제됐던 도로도 점차 풀리고 있지만 침수되거나 파손된 곳이 많아 여전히 도심 곳곳에서 차량이 느림보 운행을 하고 있다.

폭우로 통제됐던 부산시내 도로는 모두 40곳에 달했는데 대부분 풀리고 26일 오전까지 동래구 우장춘로, 해운대 선수촌로, 금정구 금정도서관로, 북구 시랑로와 생태공원길 등 9곳은 여전히 통제되고 있다.

경남 창원시내 도로와 김해시 대동면 도로, 고성군 고성읍 도시계획도로 등 5, 6개 도로가 침수되거나 인근 산사태로 말미암은 토사 유출로 통제됐다가 25일 오후에 응급 복구가 완료됐다.

울산시 울주군 온산공단 내 이영산업∼한국제지와 울주군 덕신로 이수사거리∼진하 방면 왕복 6차로 등도 한때 통제됐다가 차량 통행이 재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