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임금 임시거처 숭산행궁지 발견
고려시대 임금 임시거처 숭산행궁지 발견
  • 군산/이윤근 기자
  • 승인 2014.04.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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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대 박물관, 선유도 망주봉 남쪽기슭 시굴 조사
▲ 군산대학교 박물관은 선유도 망주봉 남쪽 기슭에 대한 시굴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려시대 임금의 임시거처인 숭산행궁지 흔적을 발견했다. 사진은 숭상행궁지 출토 청자 모습

[신아일보=군산/이윤근 기자] 군산대학교 박물관(관장 김종수)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군산 선유도 망주봉 남쪽 기슭에 대한 시굴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려시대 임금의 임시거처인 숭산행궁지 흔적을 발견해 학계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숭산행궁(崧山行宮)에 대한 기록은 1123년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이 고려를 방문한 후 기록한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 처음 나타나고 있다. 고려도경에 따르면 ’삼국사기‘를 편찬한 김부식의 주관으로 군산도(지금의 선유도)에서 국가차원의 대규모 영접행사가 열렸고, 군산도에 숭산행궁을 비롯한 군산정, 자복사, 오룡묘, 객관 등 국가 중요시설이 들어서 있어, 당시 군산도의 위상이 매우 높았음을 알 수 있다.

군산대학교는 지난 2000년대 초부터 ‘선화봉사고려도경’ 기록을 바탕으로 고군산군도에 대한 자체지표 조사를 꾸준히 실시했고, 지표조사 결과 선유도 망주봉 주변에 숭산행궁을 비롯한 고려시대 건물터의 흔적이 남아 있으며, 최고급 청자편과 기와편 등이 산재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문화재청과 군산시의 지원을 받아 숭산행궁 추정지에 대한 시굴조사를 실시한 바, 건물의 기단석과 적심시설, 담장시설 등이 일부 확인됐고, 청자양각도철문원형향로(靑磁陽刻文圓形香爐)편과 청자상감국화문합(靑磁象嵌菊花紋盒)편 등 고려시대 최고의 기술력으로 제작된 유물들이 출토됐다.

김종수 관장 등 관련 전문가들은 “고려시대 국가 주요시설이 확인된 만큼, 망주봉 주변지역에 대한 체계적인 발굴조사가 이루어져야 하고, 이를 계기로 유적지의 장기적인 보존을 위한 문화재 지정이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며 “숭산행궁을 비롯한 주요시설에 대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정비방안을 마련한다면, 향후 새만금국제해양관광단지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