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는 없었다’
‘신데렐라는 없었다’
  • 주장환 순회특파원
  • 승인 2014.03.15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TAP세포’ 연구논문은 조작
▲ STAP(자극야기 다능성 획득) 세포' 개발을 주도한 일본 이화학연구소는 14일 도쿄 도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TAP세포 논란과 관련한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노요리 료우지 이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 등 연구소 관계자들은 STAP 세포 논문에 사용된 복수의 이미지가 이번 연구를 주도한 이화학연구소 발생·재생과학 종합연구센터 오보카타 하루코(小保方晴子) 연구주임의 3년전 박사학위 논문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것으로 판명됐다며 논문 철회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신아일보=도쿄 주장환 순회특파원] 신데렐라의 꿈은 사라졌다. ‘STAP(자극야기다능성획득)세포’ 연구로 세계 과학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던 오보카타 하루코 일본 이화학연구소 발생·재생과학 종합연구센터 연구주임의 논문이 조작으로 결론났다.

일본 이화학연구소는 14일 오후 조사위원회의 중간보고를 발표하며 “지난 1월 과학잡지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 작성 과정에 중대한 과오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화학연구소는 조사 결과 ▲STAP세포 사진에 일부 가공 흔적이 있고 ▲STAP 실험과 별개의 실험에서 만들어진 태반 사진 2장이 실제로는 동일하며 ▲STAP세포가 장기로 변화한 것을 증명하는 3매의 사진이 오보카타의 박사 논문 사진과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STAP세포 실험 방법을 설명한 내용이 2005년 독일에서 발표된 다른 학자의 논문을 표절했으며 오보카타가 2011년 와세다대에 제출한 박사 논문의 세포 사진이 인터넷에 나오는 시약 선전용 사진을 베끼고 미국립보건원(NIH) 웹사이트를 그대로 표절한 것도 드러났다.

오보카타 주임과 공저자 2명은 논문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며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STAP세포는 약산성 용액에 담그기만 하면 신체의 여러 조직이 되는 만능 세포로, 이 논문이 발표되자 지금까지의 생명과학 상식을 뒤엎는 혁신적인 성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논문이 공식적으로 철회되지는 않고 있다. 연구의 공저자인 찰스 버캔티 하버드대 교수가 철회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논문철회에는 주요 저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오보타카는 "STAP세포는 존재하며, 일부 실수가 있었지만, 조작은 없었다"고 강변하고 있으며 몇몇 연구원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이번 논문조작 사건은 2012년 모리구치 히사시 도쿄대 연구원이 iPS세포로 심장 질환을 치료했다고 조작한 이래 최대 스캔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