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서 위조 조선소에 기자재 납품업체 적발
성적서 위조 조선소에 기자재 납품업체 적발
  • 부산/김삼태 기자
  • 승인 2013.09.2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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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해경, 3년 동안 17억원어치 판매 업체 3곳 적발

최근 부산지역에서 원전부품 시험성적서 위조가 드러난 가운데 조선 업계에서도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기자재를 대량으로 유통한 업체가 해경에 붙잡혔다.
적발된 업체 중 한 곳은 국내 굴지의 중공업 회사, 화력발전소 등과 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본보. 26일 15면)
부산 해양경찰서는 지난 25일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조선 기자재를 대형 중공업 회사 등에 납품한 혐의(사문서 위조 등)로 주물업체 S사 전 부장 이모(46)씨, 부산 가공업체 F사 직원 김모(38)씨 등 6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해경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2010년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검증기관인 한국선급의 인증을 받지 않은 업체로부터 냉각 계통 부품의 주물을 공급받아 가공한 뒤 30개 중공업 회사, 조선소 등에 155회에 걸쳐 17억원 상당을 납품했다.
해경 조사 결과 이들은 한국선급의 인증 기업인 S사 주물임을 표시하는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뒤 첨부해 납품하는 수법으로 거래처를 속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선급의 인증을 받은 S사에 부장으로 근무하면서 2개 조선 기자재 가공업체에 17차례에 걸쳐 몰래 위조한 시험성적서를 넘겨줘 4100만원을 받아 챙겼다.
또 이 씨는 이 기간 부인의 명의로 K사를 설립해 한국선급의 인증이 없는 업체로부터 구입한 주물을 다른 업체에 가공을 맡겨 완제품을 만든 뒤 위조 시험성적서를 첨부해 국내 중공업 회사에 41차례에 걸쳐 2500만원 상당을 납품하기도 했다.
이 씨로부터 위조 시험성적서를 받은 업체에는 부산시 혁신기업, 지식경제부 좋은기업에 선정된 F사도 포함됐다.
F사는 2011년 7월부터 지난 7월까지 국내 저품질이나 중국산 금속 주물을 이용해 기자재를 만들어 S사의 시험성적서를 첨부해 108회에 걸쳐 15억원 상당의 부품을 납품했다.
F사의 거래처 중에는 국내 화력발전소와 UAE 원전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도 있었다.
특히 F사는 S사의 경쟁업체인 C사의 주물을 받아 사용하면서 S사의 위조 시험성적서를 이용하기도 했다. 회사의 임원진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묵인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부산해경 관계자는 “이들은 회사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미인 증 주물 업체에 자신들이 위조한 시험성적서와 같은 제품번호가 새겨진 주물 납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이 생산한 제품의 내구성은 인증 제품보다 20~30% 떨어진다는 것이 해경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