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시정’ 내세워 개혁 칼바람
‘창의시정’ 내세워 개혁 칼바람
  • 신아일보
  • 승인 2008.06.3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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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주년 맞은 오세훈 서울시장
공무원 퇴출제 도입으로 철밥통 깨
무질서한 건물 외관에 모던 디자인



2006년 7월 취임한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이 7월1일로 취임 3년차를 맞는다.
취임 초기 ‘인기 투표로 시장이 됐다’는 일각의 지적에도 ‘창의시정’을 기치로 꿋꿋이 자신만의 정책 만들기에 노력해 왔다.
그러나 시민들이 오 시장을 주목하게 된 것은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나 장기전세주택 보급 등의 정책이 아니다.
바로 ‘철밥통’으로 불렸던 공직사회에 퇴출바람을 불러 온 ‘현장시정지원단’의 운영이었다.
서울시의 ‘철밥통 깨기’는 이제 산하기관과 구청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 산하 공기업들이 정원을 각각 10∼20% 감축하기로 한데 이어 25개 구청도 1335명을 감축할 계획이다.
2010년 서울시와 25개 구청이 정원 감축을 완료하면 현재 4만2455명인 서울시·구청 공무원 수가 2010년이 되면 3만9620명으로 줄어든다.
구청을 포함한 서울시 공무원 수가 4만명 이하로 내려가는 것은 1988년 이후 처음이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도 ‘일반직 공무원 1만명을 감축하라’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올해 안에 모두 1만여명의 지방공무원을 줄일 예정이다. 또 지자체별로 조직을 개편해 소속 기관을 감축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오세훈 시장이 ‘창의’ 못지 않은 시정의 키워드로 삼고 있는 ‘디자인’. ‘겉멋내기에 치중한다’는 일각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외관을 다듬겠다’는 오 시장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고 있다.
현란한 간판과 도로시설물이 뒤엉킨 거리, 성냥갑 같은 건물 등에 ‘디자인’을 불어넣기 위한 도시디자인 사업이 한창이다. 여기에 회색 빛 삭막한 도심에 녹지를 확충하는 녹지축 복원사업도 본 궤도에 올랐다.
서울시는 지난달 서울의 외관을 미려하고 일관성있게 다듬기 위해 공공건축물, 공공시설물, 공공공간, 공공시각매체, 옥외광고물 등 5개 분야로 구성된 ‘디자인서울 가이드라인’을 마련, 발표했다.
시는 이 가이드라인에 맞춰 ‘보기좋은 거리’ 수준을 넘어 통일된 모양의 간판, 보도블록, 가판대, 버스정류장, 우체통, 공중전화부스 등 거리의 모든 구성요소를 통합적으로 디자인할 계획이다.
또한 모든 가로시설물은 보행자 위주로 조성되고 공공청사 등 공공건축물도 이용자 중심의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어진다. 무분별하게 설치된 서울시내 모든 안내 표지판이 읽기 쉽고 보기 좋은 디자인으로 바뀐다.
녹지를 늘리는 사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특히 급속한 도시 성장 과정에서 자연을 짓눌렀던 콘크리트를 벗겨내고 생명이 살아 숨쉬는 쾌적한 자연하천으로의 바꾸는 한강 자연성 회복 사업도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섰다.
한강 자연성 회복 사업은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시는 지난 4월 착공한 암사동 생태복원사업을 포함 941억원을 들여 한강의 콘크리트 강둑 72km 중 약 87%에 달하는 62km를 자연형 강둑으로 만들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창의시정’의 기치를 세우고 숱한 정책을 쏟아내며 숨 가쁘게 달려온지도 2년이 지났다. 오 시장은 ‘창의시정’을 ‘시민 입장에서 생각하기’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공무원들의 창의적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도출해 실현시키는 일하는 조직, 일하는 공무원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이렇게 창의를 강조하다 보니 오 시장은 취임 초기 직원들 사이에서 ‘오창의’로 불리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같은 오 시장의 생각을 반영, 한 통화로 전화민원을 끝낼 수 있는 120다산콜센터를 운영하고 한 번 방문으로 민원을 해결할 수 있는 통합민원센터인 ‘다산플라자’를 가동했다.
이중 120다산콜센터는 15초 안에 상담원이 전화를 받고 즉시 대부분의 민원을 해결, “고객 감동의 맞춤형 행정서비스를 선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정식 개통된 이후 최근까지 200만건의 민원을 처리했다.
시는 여기에 ‘일하는 조직을 만들겠다’며 연공서열 대신 일의 성과를 중시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신인사 시스템을 구축했다. 열심히 일하고 부정부패도 없으며 끊임없이 자기를 개발하는 경쟁력 있는 공무원을 만들겠다는 게 목표다.
능력이 탁월하거나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에게는 파격적인 인사 특전을 제공하고 불성실하고 무능한 공무원에게는 재교육과 자기 성찰의 기회를 준다는 것이 새로운 인사 시스템의 골자다.
한편 오 시장은 지난 20일 서울시의회 제34회 정례회 개회식에 참석해 “민선4기 전반기에 창의시정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면 후반기에는 생활시정에 역점을 두겠다”며 남은 2년 임기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