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부품’ 한빛 원전 6호기 스톱
‘위조부품’ 한빛 원전 6호기 스톱
  • 박천홍 기자
  • 승인 2013.08.2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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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수급 경보 ‘관심’ 발동… 전력난 우려 커져

한빛 원전 6호기(100만㎾급)가 21일 갑작스럽게 고장 정지됨에 따라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오후“정확한 고장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2002년 2월 상업운전을 개시한 한빛원전 6호기(가압경수로형)는 설계수명 40년의 신형원전으로, 지난해 품질검증서 위조부품 사건에 연루돼 올초 부품교체를 완료하고 지난 1월3일 발전을 재개했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450만kW를 유지하던 예비력은 오후 3시30분 현재 순시예비력 기준 350만kW를 밑돌면서 전력수급 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된 상태다.
전력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최대 공급능력은 약 7820만㎾였지만 오후 2시44분 한울 원전 6호기가 고장 정지하면서 7680만㎾로 뚝 떨어졌다.
오후 3시15분 기준 예비전력은 전력수급경보 2단계인 ‘관심’(300만~399만㎾)에 해당하는 394만㎾까지 떨어졌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오후 1시33분 현재 예비전력이 450만㎾ 미만으로 하락하자 전력수급경보 1단계인 ‘준비’(400만~499만㎾)를 발령했다.
전력당국은 오후 2시부터 절전규제, 산업체 조업조정 등 약 530만㎾의 전력수급 대책을 시행해 예비전력을 450만~500만㎾로 유지했지만 한빛 6호기의 고장 정지로 예비전력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오후 4시부터 지능형 수요관리(DR)를 실시하고 5시부터 공공기관 비상발전기 가동, 석탄화력발전 최대출력(MGR)을 시행해 약 66만㎾ 규모의 추가 전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고장으로 멈춘 한빛원전 6호기가 가동을 멈춘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7월30일 핵제어봉을 구동시키고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기가 고장 나면서 가동이 중단됐고 6일 만에 발전이 재개된 바 있다. 또 지난해 11월 계획예방정비 중에 품질검사 서류가 위조된 퓨즈와 스위치 등 불량 부품이 대량 설치된 것이 확인됐고, 문제 부품을 교체한 뒤 올해 1월2일 재가동됐다.
전력당국은 이처럼 전력수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원전 1기가 멈췄을 경우 순환단전 등 비상조치를 해야할 극단적인 상황에 직면할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원전은 일단 멈추면 풀가동하기까지 최소 33시간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김준동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한빛원전 6호기 고장으로 당분간 전력공급 차질로 인한 수급불안이 예상된다”면서도 “이번주 후반부터 폭염 기세가 꺾이고, 필요시 추가수요관리를 시행해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빛 6호기의 발전 정지로 현재 전국 원전 23기 중 6기가 가동 중단 상태다. 한빛 6호기 외에 고리 1호기, 신고리 1·2호기, 월성 1호기, 신월성 1호기가 정지돼 있다.
이번 원전 고장으로 지난주 큰 고비를 넘긴 전력수급난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