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친구들과 어울리는 사랑방 역할 ‘톡톡’
다양한 친구들과 어울리는 사랑방 역할 ‘톡톡’
  • 김용만 기자
  • 승인 2013.08.04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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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구로구 온수어르신복지관
 

어르신들 편안한 방문 위해 온수역서 복지관까지 셔틀버스 운행

건강 유지·교양 프로그램 등 운영
하루 400~500명 이용 ‘관심 집중’

서울시 구로구에 올 봄 노인복지관이 하나 더 신설됐다. 이 곳에는 어떤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어떻게 보면, 이방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곳, 그 곳을 이끌어 가는 온수어르신복지관 박명환 관장을 만나 보았다. 다음은 박 관장과 일문일답이다.

▲ 박명환 온수어르신복지관장

- 외부에서는 볼 때는 건물이 크게 보였는데, 정작 내부 공간은 크지 않아 보이는데.
작지만 크게 사용하고 있다.(웃음) 사실, 제가 지난해 12월 처음 와서, 손에 꼽는 고민 중에 하나였다. 우리 어르신들과 직원들이 살아가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여러 복지관을 운영해 본 경험으로 비춰 보았을 때, 지금도 숙제다. 3층 테라스에는 상담실을 만들고, 건물 외부에 휴게실 설치 등의 공간을 넓히거나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각적인 고민을 하고 있으며, 일부는 실행 직전의 단계에 와 있다.

- 복도의 색이 다채롭다. 노인들에게 거부감을 주지는 않는지?
노인의 특성상 인지력이 떨어진다. 부족한 그 부분을 챙기기 위해 층별로 색을 달리 했다. 지하1층과 4층은 와인색으로 1층과 3층은 밝은 오렌지색으로 2층은 청색, 그리고 보훈회관은 옅은 녹색계열로 구분 했다.
처음에는 많이 고민스러웠다. 복도에는 건물을 지지하는 큰 기둥이 설치되어 있어서 좁은 복도가 더욱 좁은 느낌이 들었고, 내.외부 사인을 설치하기에는 예산이 많이 적기도 했다. 결국은 아이디어였던 것 같다. 친한 교수에게 힌트를 얻어 만들어진 지금은 내부 사인은 디자인 면에서는 만족스러운데, 기능적인 면에서는 개선해야 할 부분이 일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제가 너무 앞서 나갔는지, 일부의 어르신이 사무실을 잘 못 찾지만 개선될 것이다.

- 어떤 복지관을 만들고 싶은가?
상식이 있는 복지관이다. 노인의 공간이라면, 노인의 특성이 반영되고, 노인의 니즈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어야만, 이용하는 노인이 행복해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통과 연대가 필요한 법이다. 복지관 내에서만 행복하고, 복지관 외부에서는 덜 행복한 것이 아니라, 똑같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지역과의 연대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직원들과 함께 지역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관련 전문서적도 찾아보고, 노인 및 지역과의 소통을 위해 영민한 채널을 열어 놓고 있다.
결과를 내기에는 이른 시간이지만, 충분한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상식이 있는 온수어르신복지관이 만들어 질 것이다.

▲ 온수어르신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이 우리춤체조를 배우고 있다.

- 이제 막 반년이 지났지만, 가장 힘들거나 어려웠던 것은?
지금까지 하나하나 모두 힘들고, 어려웠다. 앞으로 더 힘들고 어렵겠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상식적이고 슬기롭게 헤쳐 나갈 것이지만, 노인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고하기 위해서 직원들이 편안하고 불편하지 않게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고민스러웠다.
예를 들면, 주방의 기자재를 설치하는 데 있어서의 조리기기 및 자재의 위치는 그 공간에서 일을 하는 직원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고, 편하게 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배식구와 퇴식구가 분리되어 있어야 하는데, 설계는 한 구멍에서 배식과 퇴식이 한꺼번에 이루어진 다는 것이다. 주방에서 일하는 직원의 동선이 엉킬 뿐만 아니라,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동선도 엉키게 된다. 다행히도 주방 옆에 직원 휴게실이 있었는데, 그 것을 활용해 배식구를 만들었고 물론, 과정이 쉽지 않았다. 구로구청 노인청소년과 및 건축과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

- 지리적 위치가 산기슭에 있다 보니, 노인들이 찾아오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 노인들이 많이 오는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많이 이용하고 계신다. 지난 3월26일부터 회원가입을 받았는데, 첫 날에만 500여명이 오셔서 직원들을 겁에 질리게 만들어 주셨다.
지금까지 4개월이 채 되지 않았는데, 1850여명의 노인이 회원가입을 해주었으며, 하루에 400~500명의 노인이 온수어르신복지관을 이용하고 있다. 이는 지역주민이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관심과 기대가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소한 구로구의 4만2000여명의 어르신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받고 기대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나아 갈 것이다.

- 어려운 질문일 수도 있는데, 노인들과 연애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연애? 연애는 한 번 밖에 해 보지 않아서…(웃음). 제가 제 아내를 세 번 만나서 결혼을 했다.
연애의 목적은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함이다. 행복한 삶을 위한 수단이 되는 것이다. 노인이, 제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수단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지만, 저와 직원을 통해 노인이 행복해진 다면, 저와 직원 또한 행복해 질 것 같다. 이런 의미라면, 저는 20년이 넘도록 노인과 연애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 죽을 때까지 노인과 연애를 할 것 같다.

▲ 구로구 온수어르신복지관에서 고바우덩어리생고기에서 후원한 삼계탕 나눔 행사를 가졌다.
- 온수어르신복지관을 이용하기 위한 팁이 있다면?
온수어르신복지관은 구립기관으로써, 구로구에 거주하는 만60세 이상의 지역주민이 이용하는 노인여가 복지시설이다. 온수역에서 도보로 10분이 채 되지 않는 거리에 있기 때문에 역세권이다. 지하철역에서 가깝지만, 노인의 신체적 특성을 보완하기 위해 온수역에서 복지관까지 셔틀버스 운행을 하고 있다.
온수어르신복지관은 영양이 골고루 담긴 식사를 할 수 있는 지하 1층의 참살이 식당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물리치료실, 본인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이·미용실이 있고, 건강을 유지하고 지적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교양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많은 어르신들이 온수어르신복지관에 많이 놀러오면 좋겠다만, 지역의 여러 복지관이 있다. 가깝게는 궁동종합사회복지관이 있는데, 지역의 복지관에 관심을 가지고 많이 이용하셔서 좋은 정보 및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