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메이저 3연승 박인비, 63년만의 대기록
[LPGA]메이저 3연승 박인비, 63년만의 대기록
  • 윤다혜 기자
  • 승인 2013.07.0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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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 것이 없었다. 상승세에 날개를 달았다.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3연승 대기록을 달성한 박인비(25·KB금유그룹)는 진정한 '골프 여제' 타이틀에 도전에 나서게 됐다.

박인비는 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스햄턴의 세보낵 골프클럽(파72·6821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여자오픈(총상금 325만 달러) 4라운드 최종일에 최종합계 8언더파 210타의 기록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등 앞선 올시즌 2개의 메이저 대회 정상을 밟았던 박인비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3연속 메이저 대회를 석권했다.

오는 8월 예정된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추가하면 꿈에 그리던 골프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한 시즌 안에 메이저 4개 대회 석권을 뜻하는 그랜드슬램은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43·스웨덴)도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소렌스탐은 1995년 US여자오픈을 시작으로 8년 만인 2003년 브리티시오픈에서야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기록했다.

박인비는 이번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우승 이후부터 소렌스탐과 견주게 됐다.

소렌스탐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LPGA를 호령한 여자 골프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통산 72승을 달성했고 메이저 대회에서만 10승을 보유했다. 역대 메이저 최다승은 LPGA 투어 초창기였던 1937년부터 21년에 걸쳐 패티 버그(미국)가 기록한 15승이다.

골프 인생의 전성기를 맞은 박인비는 소렌스탐이 갖고 있는 타이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소렌스탐과 박인비는 닮은 꼴이면서도 결이 다르다. 두 선수 모두 US여자오픈에서 LPGA 첫 우승을 이뤘다는 점은 같지만 이후 궤도는 달랐다.

소렌스탐은 슬럼프 없이 꾸준히 정상을 지켜왔다면 박인비는 한 차례 바닥을 경험하고 정상에 올라선 경우다.

소렌스탐은 1995년 US여자오픈 첫 우승을 시작으로 그 해 3승을 쌓았다. 이듬해 3승, 1997년 6승으로 횟수를 늘리다가 전성기였던 2002년 한 해 11승을 쓸어담았다.

올시즌 6승을 달성한 박인비는 소렌스탐의 기록에 현재 5승이 모자란다. 하지만 15개 대회 중 6회 우승의 페이스로 볼 때 올 시즌 남은 13개 대회에서 간격을 어느 정도 좁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PGA 호황기였던 2002년 당시 32개의 대회가 열렸던 것을 감안하면 29개(대륙대항전 솔하임컵 포함)로 3개가 축소된 올해 분위기 속에서 박인비의 기록도 나쁘지만은 않은 셈이다.

소렌스탐은 또 LPGA 최다연승 기록을 갖고 있다. 2005년 3월 웰치스-서클K 챔피언십 이후로 5연승을 달린바 있다.

지난 6월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이후 3연승을 달리고 있는 박인비는 앞으로 있을 매뉴라이프 파이낸셜과 신설 대회인 마라톤 클래식에서 우승을 거두면 타이기록을 세우게 된다.

박인비의 올 시즌 행보를 단순히 양적으로 평가하기는 힘들다. 올 시즌 15개 대회 중 12개 대회에 출전했고 그 중 절반인 6승을 달성했다. 그 안에는 메이저 대회 3연승이 포함돼 있다. 메이저 대회 3연승은 소렌스탐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다.

더욱이 이제 선수 생활의 꽃을 막 피우기 시작한 박인비와 선수 생활을 마감한 소렌스탐과 직접 비교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소렌스탐은 8년 만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지만 2007년 LPGA 투어를 시작한 박인비는 이제 6년 차다. 2년 뒤 박인비의 손에서 어떤 역사가 쓰여질 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