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정책등 실종된 4.9 총선
이슈·정책등 실종된 4.9 총선
  • 신아일보
  • 승인 2008.04.0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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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간 개인전 양상…인물 마케팅·지역주의 부활 조짐
전문가 “바람이 어디서 불고 강하게 작용할지 예측 어려워”

4.9 총선은 정책과 이슈가 실종된 반면 후보 간 개인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18대 총선에도 대운하 문제와 ‘북풍’과 같은 이슈들이 등장했지만 선거 판도를 좌우할 정도의 ‘바람’을 일으키비 못하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는 바람이 없는 선거로 규정하고 있으며 바람이 어디서 불고 강하게 작용할지 예측하는 것 또한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같은 정책과 이슈가 실종된 선거전이 지속되자 각 당의 미래 지향적인 비전이나 정책 제시가 사라진 채 ‘인물 마케팅’ 에 의존하거나 ‘지역주의’에 호소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책과 이슈가 사라진 4.9총선에서 ‘인물 마케팅’이 중요한 선거 기법으로 등장했다.
정치적 구호 대신 후보자를 유권자들이 원하는 취향에 맞도록 포장해 내놓는 것.
서울의 어느 선거구를 가던 거의 모든 후보들이 자신이 재개발이나 재건축,뉴타운 추진,고교 신설등 지역 현안 해결의 가장 적임자이자 전문가로 포장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공천 내홍 속에 박근혜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는 후보자나 정당들이 많아졌다.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인사들이 박 전 대표의 동정론을 등에 업고 후광 효과를 보자는 것.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연대’는 우리나라 선거 사상 최초로 정당명에 특정 정치인의 이름을 내걸고 선거에 참여하는 전례를 남기게 됐다.
친박연대는 선거 광고물에 박 전 대표를 등장시켜 그의 영향력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우리는 박 전 대표를 5년 후에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드러내는 등 정책이나 이념보다는 박 전 대표가 선거목표라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또 통합민주당에서도 호남 지역구 공천에 탈락한 인사들이 주축이 된 ‘DJ 마케팅’도 이와 같은 흐름에 편승해 생겨나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민주당이 수도권 교두보 확보를 위해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후보를 서울지역에 내세우자 한나라당이 박진 의원과 정몽준 의원으로 맞불을 놓은 것도 인물마케팅을 활용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대운하’와 ‘북풍’ 같은 이슈들이 미풍에 그치면서 ‘지역주의’에 호소하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탄핵 역풍’ 속에 치러졌던 제17대 총선에서 자민련이 쇠퇴하고 양당 구도로 재편되면서 주춤했던 지역주의가 핵심 선거 전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아울러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과거 지역주의의 불씨를 당기고 있는 것도 부활의 한 조짐이다.
양귀호기자
ghy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