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웃지도 울지도 못할 상황”
朴 “웃지도 울지도 못할 상황”
  • 신아일보
  • 승인 2008.03.2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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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 “친박계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 만든 것 당”
선관위 ‘친박정당’ 당명 허용…친박연대 기세등등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공식적인 ‘친박(親 박근혜) 정당’의 출현과 기세에 웃지도 울지도 못할 상황에 놓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친박정당’이라는 당명을 허용함에 따라 친박정당이 총선에서 ‘박근혜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게 됐지만 정작 박 전 대표는 친박연대가 아닌 한나라당 당원으로써 관계 설정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비록 ‘박근혜 정신’을 표방한 정당이라 해도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에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경쟁 상대인 ‘친박정당’을 위해 역할을 하기는 불가능하다. 자칫 한나라당이 과반수 확보에 실패할 경우 책임론을 떠안을 수도 있다.
박 전 대표측의 한 핵심 의원은 “박 전 대표를 지지했던 전.현직 의원들과 공천 탈락자들이 만든 정당인데 박 전 대표가 뭐라고 하겠느냐”며 “박 전 대표가 나가서 하는 것도 아니고 자발적으로 만들어서 하는 것을 말릴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도 “친박계 의원들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은 오히려 당이다. 공정한 기준과 원칙에 맞게 공천을 했느냐, 당권-대권 분리 원칙을 지켰느냐, 민주적인 공천 방식이 도입 됐느냐, 결국 아무것도 안 지켰다”며 “박 전 대표가 친박연대에 대해서 뭐라고 할 말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박 전 대표는 친박연대를 비롯해 친박무소속연대 등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계 의원들의 행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21일 친박계 후보자들의 개소식에 참가해서도 친박연대와 관련한 질문에 “나중에 한꺼번에 입장을 밝힐 때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을 뿐이다. 영남권 공천 결과에 반발하며 칩거해 온 박 전 대표가 친박계인 유영하(경기 군포), 함진규(경기 시흥갑), 김태원(경기 고양 덕양을), 손범규(경기 고양 덕양갑) 후보의 개소식에 참석하는 등 공식 활동을 재개했지만 구체적인 언급은 피한 셈이다.
박 전 대표는 24일 지역구인 대구로 내려가기 전 어떤 방식으로든 한나라당 공천과 탈당한 자파 의원들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되지만 사실상 박 전 대표가 구체적인 언급을 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특히 한나라당이 당선 후 당으로 돌아오겠다는 친박계 의원들을 향해 “결코 복당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친박연대와 친박무소속연대 등에 집중포화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박 전 대표의 결정은 간단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전국 유세를 보이콧하고, 대구에 머물며 당내 친박계 의원들의 당선에만 주력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친박연대가 지난 22일 4.9총선에 출마할 1차 공천자 16명을 발표했다. 함승희 공천심사위원장은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공심위가 16명의 총선후보를 내정했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를 인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공천자를 확정했다”며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캠프 활동 경력과 국회의원 후보 결격 사유가 없는 점을 공천 기준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공천이 확정된 지역은 서울(4명), 경기(6명), 부산(1명), 대구(1명), 대전(1명), 경북(1명), 충북(1명), 제주(1명) 등 8곳이다.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서구 후보로 확정됐고, 부산 사하갑은 엄호성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양귀호기자
ghy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