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13년 간 최선을 다해왔다"… 하버드대서 강연
싸이 "13년 간 최선을 다해왔다"… 하버드대서 강연
  • 윤다혜 기자
  • 승인 2013.05.1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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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스타 싸이(36)가 세계 최고 명문인 미국 하버드대 강단에 올랐다.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초청으로 9일 오후 6시30분(현지시간)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의 하버드대 메모리얼 처치에서 강연했다. '국제가수가 되기까지'를 주제로 800여명 앞에 섰다.

하버드대 온라인 스트리밍 채널을 통해서 중계된 특강에서 싸이는 자신의 삶과 음악관을 털어놓았다. 자신이 하버드대에 초청을 받았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느냐고, 하버드대에서 원고 없이 강연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처음일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말문을 연 싸이는 "보스턴에서 대학생활을 할 때 난 멍청한 학생이었다"고 밝혔다.

싸이는 1996년 보스턴대에 입학했지만 음악에 빠지면서 학업을 소홀히 하다 결국 중퇴했다. 1997년 버클리음대를 짧게 다닌 뒤 학비를 컴퓨터와 키보드, 미디(MIDI)를 사는데 썼고 결국 한국으로 돌아왔다.

"하버드대를 본 적은 있으나 그 안에서 무엇을 해야겠다는 생각조차 한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서서 강연을 하게 됐다"며 즐거워했다. 지난해가 한국 데뷔 12년째였는데 "내가 영어를 하는 것을 아무도 몰랐다"며 웃기기도 했다.

글로벌 히트곡 '강남스타일'의 인기는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강남스타일은 정상적이지 않다(not normal). 사고(accident) 같은 일이었고 그런 사고는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고 표현했다. "지난해 한국이 경제적으로 좋지 않았는데 음악과 뮤직비디오로 국민들을 웃게 만들고 싶었다"고 이 곡을 만든 이유도 전했다.

미국에 진출한 뒤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는 팝 슈퍼스타 마돈나(54)와 합동 무대를 손꼽았다.

 

신곡 '젠틀맨'이 9일 업데이트된 5월18일자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에서 지난주보다 7계단 떨어진 33위를 기록한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33위라는 순위에 내가 실망했다는 것에 대해 오히려 놀랐다"면서 "빌보드에 오른 것 만으로 대단한 일인데 말이다"라는 마음이다. '젠틀맨'이 '강남스타일'에서 크게 변화한 곡이 아니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싸이는 "내가 뮤지션으로서 최고였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지난 13년 간 최선을 다해왔다고는 말할 수 있다"고 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싸이는 시종 유머를 잃지 않았다. 청중도 내내 웃음으로 화답했다. 싸이가 도중에 '강남스타일'의 '말춤'을 추자 크게 호응했다. 싸이는 강연이 끝난 뒤 참석자들에게 비빔밥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 대학의 카터 에케르트 한국역사학 교수는 싸이를 "현대 세계의 디지털 문화현상"이라고 풀이했다.

싸이는 이날 행사를 마치고 트위터에 "하버드의 파우스트 총장님! 오늘 저녁 강연을 할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길핀 파우스트(65) 하버드대 총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애초 이날 강연은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하버드 차이 오디토리엄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1400여명 이상이 수강을 희망하면서 800여명 규모의 메모리얼 처치로 장소를 변경했다. 영화배우 세스 맥팔레인, 달라이 라마,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등이 강연한 곳이다.

앞서 싸이는 지난해 11월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영국의 명문 옥스퍼드대에서 연설했다. 옥스퍼드대 학생토론회인 '옥스퍼드 유니언'의 초청으로 성사된 특강에서 싸이는 '강남스타일'의 성공 비결과 자신의 인생관 등을 들려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