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한씨 문중, 한글 제문 고문서 발견
청주한씨 문중, 한글 제문 고문서 발견
  • 진주/김종윤 기자
  • 승인 2013.05.0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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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 도서관, “지극한 효심 담겨 있고, 문학성도 뛰어나”

지극한 효심이 드러나 감동을 주는데다 문학성도 뛰어나 가히 ‘한글 제문의 백미’라고 할 만한 제문이 발견돼 어버이날을 앞두고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국립경상대학교(GNUㆍ총장 권순기) 도서관(관장 김명순 불어불문학과 교수)은 2010년 청주한씨 병사공파 문중에서 고문헌 도서관인 ‘문천각’에 영구위탁한 자료에서 한글 제문 2점을 비롯해 한글 편지 4점, 혼수의 물목 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자료들은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경남 서부지역 사람들의 삶과 언어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한글 자료로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상대학교 도서관은 그동안 이 한글 제문과 편지를 지은 주인공과 작성 연대까지 정확하게 밝혀냄으로써 지역의 문화와 역사, 일반인들의 생활사, 지역어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제문을 쓴 한지의 길이는 각각 3.8m이고, 글자 수도 각각 2822자와 2963자에 달하는 장편이다.
국어국문학과 박용식 교수는 “이러한 장편 한글 제문은 흔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 속에는 부모를 기리는 딸의 정성이 지극하고도 감동적으로 자세하게 서술돼 있어 읽는 이로 해금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한글 제문은 그동안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경북 지역 사람들이 지은 것이 발견돼 학계에 소개되기는 했으나 대부분 단편이었다. 경남지역에서 경남서부지역 언어로 작성된 장편 한글 제문이 발견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경상대 국어국문학과 박용식 교수는 “100년 전 지역민의 삶의 모습을 알 수 있는 자료가 많지 않은 현실에서 혜산 이상규와 그의 딸 이필헌과 관련된 한글 고문서는 그 분의 삶은 물론이고 지금까지는 알려지지 않았던,100년 전에 우리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상과 언어와 문자가 분명히 드러나 있는 매우 귀한 자료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