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요금인가제 폐지“고민되네”
이통 요금인가제 폐지“고민되네”
  • 신아일보
  • 승인 2008.02.1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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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대결 펼쳐야할 KT·SKT 두업체 부담감 커져
결합서비스 등 유무선 통신시장 사실상 단일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오는 9월 유무선 통신시장의 지배적사업자에 대한 요금인가제를 폐지키로 방향을 정하면서 KT와 SK텔레콤이 인가제 폐지에 따른 득실 계산에 분주하다.
KT와 SK텔레콤 입장에선 당연히 그동안 자신들의 발목을 잡았던 요금인가제를 폐지하는 것에 대해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 같지만, 내부적으로는 고민스러운 부분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일단 KT와 SK텔레콤은 요금인가제 폐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통신규제의 상징으로 꼽히는 요금인가제가 사라질 경우 KT와 SK텔레콤은 서비스와 요금측면에서 보다 탄력적으로 시장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KT와 SK텔레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국내 유무선시장을 대표하는 두 업체에 대한 요금인가제가 동시에 폐지된다는 점이다. 두 업체 모두 상대에 대한 요금인가제 폐지시 펼쳐질 시장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결합서비스 본격화 등으로 유무선 통신시장이 사실상 단일시장화되면서 정면대결을 펼쳐야하는 두 업체 입장에서는 상대업체가 요금인가제의 속박을 벗는다는 점에 상당한 부담감마저 느끼고 있다.
KT와 SK텔레콤은 그동안 정통부와 인수위가 규제완화 기조에 따라 요금인가제 폐지를 논의할 때 다소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KT는 요금인가제 폐지시 이미 시장포화에 도달한 시내전화와 초고속인터넷시장에서 자사의 매출증가는 제한적인 반면, SK텔레콤은 이통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더 나아가 결합시장까지 장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요금인가제 폐지를 통해 자사는 이통시장에 비해 파이가 작고 이미 포화에 도달한 시내전화와 초고속인터넷시장을 방어하기 위한 ‘방패'를 얻는 대신, SK텔레콤은 이통시장에서의 입지 확대를 위한 창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KTF와의 합병 등이 단기적으로 어려워, 마땅한 대응체제를 갖추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KT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이에 비해 SK텔레콤은 KT의 막강한 유선시장 지배력에 대한 규제가 풀리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시장경쟁이 결합서비스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요금인가제가 폐지될 경우 KT가 절대적인 시내전화 지배력을 바탕으로 통신시장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한 최근 인수위의 통신요금 인하 추진에서 보듯, 요금인가제가 폐지될 경우 시시때때로 불어오는 정치권 등의 요금인하 외풍을 막아줄 바람막이가 완전히 사라진다는 점도 SK텔레콤의 걱정거리다.
KT 관계자는 "요금인가제와 관련해서는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자제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는 우려감이 깊은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도 "외부에서 보는 것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요금인가제 폐지시의 득실에 대해 '알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