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에 펜트하우스는 ‘과열\'
미분양에 펜트하우스는 ‘과열\'
  • 신아일보
  • 승인 2008.01.0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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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순위내서 마감되거나 사전분양예약 쇄도
희소성으로 ‘부르는 게 값’…투기수요 가능성

아파트 청약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분양가가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펜트하우스에 청약이 몰리는 이상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3순위 청약에서 중대형이나 소형은 미달이 나는 것과 대조적으로 펜트하우스 만큼은 순위내에서 마감되거나 사전분양예약이 쇄도하고 있는 것.
통상 펜트하우스는 특수층을 겨냥한 고가의 고급주택이기 때문에 청약을 통한 순위 경쟁은 흔치 않아 업계에서는 이례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부산 슈퍼펜트하우스 1가구 모집에 7명 청약
7일 금융결제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3.3㎡당 4500만원대로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켰던 부산 해운대의 주상복합아파트 초대형 펜트하우스에 사전예약자와 문의전화가 줄을 잇고 있다.
분양가가 무려 44억2000여 만원에 달하는 두산 위브 더 제니스 325㎡(98평형)의 경우 지난 2~4일 청약에서 단 1가구 모집에 1, 2순위에 3명, 3순위에 4명이 청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펜트하우스외에 3개동별 최고층에 위치한 총 분양가 30억원대 안팎의 일반 펜트하우스 60가구에도 예상을 깨고 청약자가 대거 몰렸다. 두산 위브 더 제니스는 70층, 75층, 80층 등 3개동으로 건설된다.
분양가가 3.3㎡당 2800여만원에서 3600여만원에 달하는 일반 펜트하우스 303㎡(92평형) 30가구와 325㎡(98평형) 30가구에는 136명이 사전예약 및 청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분양가가 20억원대 안팎인 198㎡(60평형) 이상 300여 가구에도 1440여명의 사전예약자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5일부터 청약에 들어가는 현대산업개발의 해운대 아이파크 역시 분양가가 57억6000만원선인 ‘슈퍼 펜트하우스' 423.4㎡(128평형, 2가구)에 대해서도 관심이 뜨겁다.
◇수도권 미분양단지 펜트하우스는 ‘高高'
수도권 1~3순위 내 청약에서 대거 미달된 단지에서도 펜트하우스의 인기는 예상외로 높다.
고양시 덕이지구 하이파크시티 신동아 파밀리에 아파트는 지난 2~4일 청약에서 전체 3316가구중 66%가 미달됐지만 펜트하우스급의 초대형 주택형은 상당수가 마감됐다.
규모가 가장 큰 348.49㎡(105평형)은 4가구 모집에 4명이 신청해 1.25대 1, 295.9㎡(89평형)은 역시 4가구 모집에 8명이 접수해 2대 1로 마감됐다.
또 296.29㎡(89평형)과 255.41㎡(77평형)도 각각 6명과 17명이 접수해 1대 1, 2.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중대형 등 나머지 주택형 가운데 153.06㎡(46평형) 1개를 제외하고 모두 미달된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앞서 지난해 말 1~3순위 청약을 받은 고양 식사지구도 마찬가지다. 위시티 벽산 블루밍 아파트의 경우 펜트하우스 6개 주택형 가운데 4개가 순위내 모집 가구수를 채웠다. 이 아파트도 3순위까지 모집 가구수(2526가구)의 82%가 미분양이었다.
특히 규모가 가장 큰 307.24㎡(93평형)는 9가구 모집에 13명이 신청해 1.5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이 가운데 1, 2순위 청약자도 5명이나 됐다.
앞서 지난해 11월말 동양건설이 김포시 걸포동에 분양한 동양 오스타 파라곤의 경우도 중대형은 미달된 곳이 많았으나 펜트하우스 246.7㎡(74평형) 2가구와 249.6㎡(75평형) 4가구는 각각 1순위와 3순위에서 모집 가구수를 채웠다.
◇‘부르는 게 값' 투기수요 가능성
이처럼 청약시장에서 펜트하우스가 인기를 끄는 것은 무엇보다 공급 가구수가 적어 희소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통 맨 꼭대기층에 1가구씩만 배치해 조망권이 뛰어나고, 사생활 보호 기능도 탁월하다. 사업가나 연예인 등 특정 여유층이 많이 찾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상류층들은 일반적으로 고가 분양주택을 청약통장을 사용하기 보다는 업체들의 VIP마케팅을 통해 계약하는 것이 일반적. 신분노출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고양 덕이ㆍ식사지구 펜트하우스에 청약에 몰린 것에 대해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펜트하우스의 희소성을 노려 떴다방업자들의 투기가 가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순위내 청약에서 대거 미달된 식사지구 일산자이의 경우 지난 4일 선착순 모집 전날부터 100여명이 몰려 밤샘 줄서기에 나서는 이상과열현상을 보였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중앙조망권이 뛰어난 4블록 대형 평형 중심으로 좋은 동호수를 차지하기 위해 일부 떴다방들의 경쟁이 붙는 것으로 안다"며 “입주 전까지 전매가 불가능하지만 ‘부르는게 값'인 펜트하우스를 선점하면 프리미엄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의 경우에도 바다조망권이 가능한 마린시티 내 기존 고급아파트가 아직 미분양으로 남아있고 거래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펜트하우스에만 몰린 이유도 투기성 수요라는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