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동탄 40대男 토막 살인사건 범인은 외조카
화성 동탄 40대男 토막 살인사건 범인은 외조카
  • 신아일보
  • 승인 2007.08.2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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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화성 동탄에서 발견된 40대 남자 토막시신을 유기한 범인은 피살자의 외조카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학을 휴학중인 범인은 함께 사는 외삼촌이 빌려간 돈을 갚지 않고 술만 마시면 때린다는 이유로 살해한 뒤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시신을 토막내 불태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시신이 버려진 현장에서 발견된 카탈로그에 적힌 휴대전화 번호를 단서로 사건발생 11일만에 범인을 붙잡았다. 경기도 화성경찰서는 28일 모대학 1학년 휴학생 도모(19·광명시)군에 대해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도군은 지난 3일 오후 7시께 자신의 집에서 외삼촌 유모(47·무직)씨에게 극약을 탄 소주를 마시게 하는 수법으로 유씨를 살해, 시신의 머리와 양팔을 절단한 뒤 냉장고에 보관했다.
이어 도군은 열흘 뒤인 13일 오전 4시께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화성시 동탄면 청계리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인근 풀숲에 유씨 시신의 몸통 부위를 이불에 싼 채 불태워 유기하고 15일 오전 2시께 머리와 양팔을 인천 소래포구 앞바다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도군은 지난 4월부터 유씨와 동거해 왔으며 유씨가 자신에게 빌려간 2천500만원을 갚지 않고 평소 자주 폭행하는 등 괴롭혔다는 이유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혔다.
경찰에서 도군은 일당 20만원의 컴퓨터그래픽 아르바이트로 2천500망원을 모아 2천만원을 유씨와 사는 전세집 구입비용으로, 500만원은 유씨에게 생활비로 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동탄면 시신이 버려진 곳에서 발견된 불에 타다 남은 카탈로그에 도군의 휴대전화번호가 적힌 사실을 확인, 지난 21일 도군을 상대로 1차 조사했으나 도군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카탈로그에는 도군이 자신 차량의 긴급연락용으로 사용한 듯 휴대전화번호와 함께 ‘급하면 이 번호로 연락주세요'라고 적혀 있었으며, 경찰은 시신을 불태울 당시 도군이 불쏘시개로 이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도군은 자신이 경찰 조사에서 용의선상에 올려진 사실을 알고 경북 울진으로 가 자살하려 했으나 경찰의 설득으로 27일 오후 4시50분께 자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군이 치밀하고 잔혹한 수법으로 외삼촌을 토막 살해하고 불태워 유기한 것으로 확인돼 수사관들마저 놀라게 했다"며 “특히 도군은 IQ 140으로 의학지식도 풍부해 평소 갖고 있던 메스로 시신을 자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토막난 시신이 불에 타 심하게 부패해 지문감식이 불가능해 사실상 신원확인이 불가능했다"며 “휴대전화번호가 적힌 카탈로그마저 불에 타 버렸다면 자칫 미제사건으로 남을 뻔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시신의 신원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DNA 감식을 의뢰했다. 강송수기자 ss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