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중국 시장 ‘앞이 안보인다’
현대車, 중국 시장 ‘앞이 안보인다’
  • 신아일보
  • 승인 2007.08.0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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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판매순위 7위로 상승, 판매량은 대폭 하락
신차 쏟아지고 대응 차종 없고, 가격서도 밀려

“한치 앞이 안보인다."
현대기아차가 세계 최대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엄살이 아니다. 실제로도 그렇다.
경쟁업체의 신차는 매일 쏟아지는데 대응할 차종은 없다. 가격에서도 이미 밀린 상황이다. ‘비상경영체제'가 무용 지물이다.
내년 상반기 경쟁력 있는 신차를 투입하기 전까지는 ‘중국발 위기'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판매량 부진
3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7월 한달간 1만6,447대를 판매했다. 전년동기보다 31.9%나 판매량이 빠졌다.
다행이라면 전월보다 판매량이 23.6% 올라 판매순위가 11위에서 7위로 올라섰다는 것. ‘비상판매체제' 가동에 힘입어 한숨을 돌렸다는 평이다.
하지만 월간 판매대수를 보면 그다지 위안이 되지 못한다. 1월 2만4,000여대에 달했던 판매량은 매월 감소해 1만,6000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7월까지 누계 판매량 역시 12만8,587대로 전년동기보다 18.2% 줄었다.
기아차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7월 판매량이 올들어 최저치인 4,189대에 그쳤다. 전년동월대비 24%, 전월대비로는 38.4%나 줄어든 수치다. 2004년 8월 4,038대를 기록한 이후 최저 판매량이다.
올들어 중국 판매실적은 지난 1월 1만558대로 최고를 기록한 이후 2월 8,208대, 3월 1만318대, 4월 9,507대, 5월 7,533대, 6월 6,803대로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7월까지 누적 판매량도 전년대비 17.4% 감소했다.
◇신차는 없고… 샌드위치 신세
현대기아차가 이처럼 중국 시장에서 부진의 늪에 빠진 것은 중국 업체와 글로벌 업체들의 가격 인하 공세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가격 인하에 동참하지 않았던 토요타 역시 6월 준중형 세단인 코롤라 신형 모델을 내놓으면서 구형 코롤라(1.6ℓ 기준) 값을 5,000위안(약 65만원) 인하했다. 이에 따라 구형 코롤라는 11만4,800위안으로 아반떼와 가격차이가 1만위안(약 130만원)으로 좁혀졌다.
그러나 베이징현대차는 ‘브랜드 이미지’를 고수한다며 값을 내리지 않다 지난 5월 중순 이후 보조금 지급에 따른 할인 판매를 본격화했다. 하지만 하락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와 함께 토요타 등 경쟁사들의 잇따른 신차 출시에도 불구하고 제때에 신차를 내놓지 못한 것도 판매 부진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 올 상반기 중국에 쏟아진 신차는 총 20개. 한 달에 3.3개꼴이다. 지난해에도 42개의 신모델이 선보였다.
상반기에 나온 신차 가운데서 현대기아차를 가장 위협하는 모델은 역시 토요타가 내놓은 신형 코롤라와 캠리. 혼다도 이에 질세라 인기차인 어코드 최신형을 6월 출시했다.
중국 시장에서 그나마 잘 팔리고 있는 아반떼 및 쎄라토 그리고 NF쏘나타가 직접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토요타의 코롤라가 출시된 6월 이후 현대차 아반떼가 직격탄을 맞았다. 5월 9,763대가 팔린 아반떼는 6월에는 6,220대로 무려 3,500대 가량 판매량이 줄었다.
양영일기자
yyy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