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몽준, 대권행보 사실상 본격화
박근혜·정몽준, 대권행보 사실상 본격화
  • 최휘경 기자
  • 승인 2011.09.0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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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기고·출판기념회 등 통해 대국민 접촉 늘려
차기 대선이 1년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사진 왼쪽>·정몽준<사진 오른쪽> 전 대표가 사실상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나섰다.

박근혜 전 대표는 기자간담회와 외신기고 등을 통해 외교안보정책을 발표하고, 대국민 접촉을 늘리는 등 본격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

정몽준 전 대표 역시 출판기념회, 독도토론회 등을 통해 활동의 폭을 넓히며 박 전 대표를 견제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지난달 말 미국의 격월간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9·10월호에 ‘신뢰외교’와 ‘균형정책’을 강조하는 글을 기고했다.

지금까지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외교·안보 분야의 언급을 자제해온 그가 외국 언론을 통해 A4용지 6쪽 분량의 비교적 긴 기고문을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지난해 말 복지분야 구상에 이은 제2의 정책공개행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지난 1일에는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갖고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과 관련,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고 신뢰를 쌓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이며 남·북한과 러시아 모두 윈윈하는 이득이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9월 정기국회를 거치며 자신이 구상해온 복지정책의 각론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구상해온 정책의 ‘종합판’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가 10·26 재보궐선거를 맞아 본격적인 지원유세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서울시장 후보를 정하기에 앞서) 우리나라 복지에 대한 방향을 정립해서 당론을 먼저 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측근들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절차로 공천이 이뤄진다면 박 전 대표가 지원유세를 하는 등 재보선 승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3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행사장, 대구스타디움 등을 찾아 관람객들을 막는 경호원들을 제지하고 시민들과 자연스러운 만남을 가졌다.

지난달 30일에는 젊은이들과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서울 인사동을 방문, 한 사진작가의 전시회를 둘러본 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

정몽준 전 대표 역시 지난달 중순 사재 2000억원을 사회복지재단에 출연한데 이어 지난 1일 독도토론회를, 4일 출판기념회와 기자간담회를 갖는 등 활발한 활동에 나섰다.

특히 정 전 대표는 최근 박 전 대표에 대해 “정치인의 인기는 수증기에 불과하다”, “당일을 남의 일 말하듯 한다”며 연일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을 모 교수가 대필했다는 의혹을 제기한데 이어 박 전 대표가 의원 연찬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지적하며 “박 전 대표도 당론을 정하는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 전 대표는 최근에는 여권 대선주자군인 김문수 경기지사 등과 자주 만남을 가져 ‘반박(박근혜)연대’를 결성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그는 4일 공개된 자서전 ‘나의 도전 나의 열정’에서도 박 전 대표와의 얼굴을 붉혔던 사연을 공개했다.

그는 2002년 남북 축구팀 친선경기, 2009년 9월 당 대표 취임 직후, 세종시특위 구성 등에 얽힌 에피소드를 공개한 후 “화를 내는 박 전 대표의 전화 목소리가 하도 커서 아주 민망했다”, “나를 거짓말쟁이로 몰았다”, “높은 톤으로 소리를 질렀다.

마치 아랫사람들끼리 알아서 하라는 투였다”며 서운함을 나타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출판기념 기자간담회에서는 “박 전 대표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인”이라며 “국민이 아시면 참고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12월 (대선에서 국민들은) ‘누구를 좋아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우리나라를 안전하게 이끌어갈 것인가’를 놓고 냉정하게 투표할 것”이라며 “그래서 열심히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여권의 유력대선주자인 박 전 대표와 정 전 대표는 서울 장충초교 동창으로, 박 전 대표의 부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정 전 대표의 부친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간 돈독한 인간관계로 어린시절부터 알고 지낸 ‘정치 라이벌’이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