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대포(가짜) 천국
대한민국은 대포(가짜) 천국
  • 박 태 건 국장
  • 승인 2010.11.0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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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 ‘대포를 놓다'라는 말이 있다.

말도 안되는 허풍을 치거나 터무니 없는 거짓말을 한다는 의미다.

대포폰, 대포차, 대포통장 등 대한민국은 언제부터인가 ‘대포(가짜)'가 넘쳐나고 있다.

사용자를 거짓 등록한 휴대전화라는 뜻으로 ‘대포폰'이라 하며 거짓으로 등록한 차라는 뜻으로 ‘대포차'라고 부른다.

주로 노숙자 또는 신용불량자 등의 명의로 개설하거나, 분실 습득한 주민등록증 등을 이용해서 타인 명의를 빌리는 방법으로 통장을 만들면 ‘대포통장'이 된다.

최근에는 청와대 행정관이 총리실 윤리지원관실에 대포폰 지급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부 고위 관리들까지 이를 애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대포폰, 대포차, 대포통장 등 대포물건들은 만드는 시작에서부터 사용하는 끝까지 모든 과정이 불법이고 범죄다.

이것들의 장점은 주인이 자기가 아니기 때문에 사용요금을 안내도 되고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질 일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크다.

범죄자들이 신분을 속이고 추적을 피하기 위해 타인의 명의로 대포 물건들을 만들어 사용한다.

문제는 이런 대포 물건들은 인터넷 등서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데 있다.

범죄의 도구로 악용될 소지가 있는 대포물건들의 유통을 줄이려면 이를 판매·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요즈음 대포(가짜)는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인터넷 아이디를 도용하는 ‘대포 아이디',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 번호로 스팸문자를 보내는 ‘대포 문자'도 등장했다.

대포 물건들이 넘쳐나면서 행정력의 낭비를 불러오고, 강력범죄에 손쉽게 사용되므로 커다란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당국의 지속적인 단속과 엄한 처벌 못지않게 대포(가짜)물건을 사용하면 불법이고 범죄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