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니치’와 ‘뉴 커머’
‘자이니치’와 ‘뉴 커머’
  • 박 태 건 국장
  • 승인 2010.09.0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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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남아공 월드컵에서 맹활약한 북한 축구대표팀의 정대세 선수가 국적은 대한민국이나 우여곡절 끝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표팀 선수로 된 뒤 자신을 그저 일본에 있는 사람이란 뜻인 ‘자이니치'로 규정했다.

‘자이니치'는 한자로는 재일본한국교포(在日本韓國僑胞)라고 쓴다.

말 그대로 일본에 거주한다는 뜻이다.

초기에는 일본에 의해 생활의 터전을 박탈당한 한국인이 생계를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1937년 중일전쟁 발발 이후에는 징병(徵兵)과 징용정책에 의해 다수의 한국인이 강제 연행되었다.

이들은 주로 위험한 탄광.군수공장 등에 배치되어 온갖 박해 속에서 비참한 생활을 했다.

그들은 광복 이후에도 여전히 일본인과 동일하게 세금을 내면서도 취업, 진학, 경제활동 등에서 차별과 불이익을 받아 생존권을 위협받는 부당한 대우를 받아 왔다.

그렇다고 그들이 완전한 일본인이 될 수 없다는 데 더욱 심각함이 있다.

이들 ‘자이니치'라 불리는 사람들은 일제 식민지시절 건너간 전통적인 재일교포 세대인 ‘올드커머(Old Comer)'와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일본에 정착한 한국 주민등록 소지자인 ‘뉴커머(newcomer)'세대로 나뉜다.

특히 ‘뉴커머'세대들은 1988년 해외여행자유화 이후로 일본에 건너가 정착하기 시작한 사람을 일컫는다.

현재 뉴커머로 불리는 이들은 대략 15만명이다.

60여만명으로 추산되는 재일교포 전체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80년대 이후의 뉴커머는 민족차별등 과거사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뿐 아니라 당당하여 재일동포 사회 및 일본사회의 의식변화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로 경술국치 100년을 맞아 일본의 공식 사과와 새로운 한일관계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는 행사들이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이들 ‘뉴커머' 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향후 이들이 새로운 한일관계를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