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마이너스 금리 종료…증시·환율 변동성에 관심 몰려
日 마이너스 금리 종료…증시·환율 변동성에 관심 몰려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4.03.2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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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긴축 더딜 전망…"국채 매입에 당분간 엔저 지속"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일본 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하면서 일본 증시와 엔화 변동성이 주목된다. 일본 은행이 보유한 상장지수펀드(ETF) 매각 시 변동성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20일 교도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은행(BOJ)은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종료(단기금리 0∼0.1% 상승) △수익률 곡선 제어(YCC) 정책 폐지 △장기국채 매입 지속 △상장지수펀드(ETF),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은행은 임금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이 강하게 작동하고, 2% 물가안정 목표 달성이 가시화하면서 완화 정책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일본은행은 2016년 2월부터 은행에 돈을 맡기면 -0.1%의 단기 정책금리(당좌예금 정책잔고 금리)를 적용하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시행했다.

이와 함께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따른 국채 금리 하락 부작용을 막기 위해 YCC 정책을 도입했었다. YCC 정책은 10년물 국고채 금리 변동 상한을 설정하고, 시장금리가 이보다 높으면 중앙은행이 이를 무제한 사들여 금리가 더 오르는 것을 억제하는 통화정책이다.

다만 일본 은행은 이번 정책 변화로 인해 임금 인상이 소비로 이어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연결될지는 불확실하므로 당분간 '완화적인 금융환경'은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일본 은행의 추가 긴축은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무게가 실려, 일본 증시와 환율 변동성 등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일본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ETF를 매각하면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이 한동안 보유 ETF 매각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시장에서는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일본 기업들이 엔화 약세를 바탕으로 가격우위 전략을 추구했던 과거와 달리 반도체 부문에서 주도권을 회복하며 기술적 우위를 보이는 점도 ETF 매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배경으로 꼽힌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 역사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주식 매입을 단행한 일본 은행이 채권과 달리 만기가 없는 주식을 매각하는 결정을 내리는 데에는 마이너스 금리를 폐지하는 것만큼이나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매입할 때 시장 방어를 목적으로 했던 것과 비슷하게 매각에 나선다면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 증시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ETF 매입이 종료되면서 조정을 받을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부터 보였던 엔저(엔화 약세)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일본 은행이 예정에 없던 국채 매입 입찰을 2조엔 규모로 한 데 이어, 추가로 매입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내놨기 때문이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일본 은행은 연속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한될 것"이라며 "국채 매입 지속 등 완화적인 통화 여건 유지 발표에 2분기까지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후 점진적으로 강세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