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회수 포기 대출 2조원 육박 '역대 최대'
4대 금융, 회수 포기 대출 2조원 육박 '역대 최대'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02.2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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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추정손실액 1조9660억원…전년比 49%↑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국내 4대 금융그룹이 회수 불가능으로 판단하고 사실상 포기한 대출 채권 규모는 2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 지난해 추정손실 규모는 총 1조966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1조3212억원) 대비 48.8% 증가한 수준으로 역대 최대다. 

금융그룹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이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KB금융 지난해 추정손실 규모는 3926억원으로 전년(2123억원) 대비 84.9% 급증했다. 

액수로는 신한금융 규모가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 추정손실 규모는 5759억원에서 7514억원으로 1년 사이 30.5% 증가했다.  

이어 하나금융은 2350억원에서 3430억원으로 46.0%, 우리금융은 2980억원에서 4790억원으로 60.7% 각각 증가했다.

비상장회사 농협금융은 그룹 연결 기준 추정손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계열사 농협은행 기준 추정손실은 1179억원에서 1335억원으로 13.2% 증가했다.

지난해 추정손실이 급증한 것은 고금리 장기화에 경기 둔화세가 이어지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 건전성이 악화된 원인이다. 

실제 4대 시중은행 대출 연체율은 2022년말 평균 0.2%에서 지난해 말 0.25%로 1년 새 0.05%포인트(p) 상승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 0.16%에서 0.22%로 0.06%p △신한은행 0.21%에서 0.26%로 0.05%p △하나은행 0.20%에서 0.26%로 0.06%p △우리은행 0.22%에서 0.26%로 0.04%p △NH농협은행 0.27%에서 0.43%로 0.16%p 등으로 높아졌다. 

추정손실을 포함한 4대 금융그룹 전체 고정이하여신도 2022년말 5조3997억원에서 지난해 말 7조9378억원으로 47.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금융그룹들은 연초부터 리스크 관리에 고삐를 죄는 분위기다.

취약 차주에 대한 조기 신용 평가, 고위험 차주 선별, 부실기업 대출에 대한 조속한 정리, 가계대출에 대한 관리 강화 등 필요한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4대 금융그룹은 이미 2022년보다 73.7% 확대해 지난해 연간 총 8조9931억원에 달하는 대손충당금을 적립한 바 있다. 

대손충당금은 금융사가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예상되는 채권을 미리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 계정이다. 충당금을 많이 쌓았다는 것은 그만큼 미래에 예상되는 부실 규모가 커졌다는 것을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