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3년간 ELS 팔아 7000억원 이익
시중은행, 3년간 ELS 팔아 7000억원 이익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2.0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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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액 0.7∼1.0% 수수료…소비자 손실 최대 7조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주요 시중은행이 지난 3년 동안 주가연계증권(ELS)을 팔아 7000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이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ELS 판매 수수료를 통해 얻은 이익은 총 6815억7000만원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이 2806억90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이익을 남겼다. 당시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가 1만2000선을 넘어 최고점을 찍었고 이에 ELS 판매가 급증한 영향이다. 2022년과 지난해(3분기 누적)에도 각각 1996억9000만원, 2011억9000만원을 벌었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 등의 흐름에 따라 투자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은행들은 주로 증권사가 설계·발행한 ELS를 가져와 주가연계신탁(ELT)이나 주가연계펀드(ELF) 형태로 판매했다.

상품 판매를 통해 은행이 챙기는 수수료는 ELT의 경우 판매액 1%, ELF는 대면은 판매액의 0.9%, 비대면은 0.7% 수준이다. 은행은 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ELT를 주로 판매해왔다.

그러나 은행이 대거 판매한 홍콩H지수 ELS는 기초자산인 H지수가 급감하면서 대규모 원금 손실이 확정되고 있다.

5대 은행이 판매한 홍콩H지수연계 ELS의 상품 가운데 올들어 지난 2일까지 만기가 돌아온 것은 모두 7061억원어치다. 반면 소비자가 돌려받은 돈은 3313억원에 불과해 평균 손실률은 53.1%에 이른다. 

H지수가 5000 아래로 떨어진 지난달 말 만기를 맞은 일부 상품 손실률은 이보다 더 높은 58.2%였다.

홍콩H지수 ELS는 올해만 15조4000억원, 특히 상반기에만 10조2000억원 만기가 도래한다.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전체 손실액은 7조원대까지 불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주요 시중은행은 지난해 11월 H지수 관련 ELS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여기에 지난달부터는 KB국민·신한·하나은행이 기초자산 종류와 관계없이 모든 ELS를 당분간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NH농협은행은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부터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ELS를 팔지 않고 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