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동결…이창용 "금리인하 시기상조"
한은, 금리 동결…이창용 "금리인하 시기상조"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4.01.1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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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둔화 흐름에도 미래 불확실성 여전한 영향
"섣부른 금리 인하 인플레 자극 물가 재차 상승"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갑진년 새해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물가 상승률이 기조적 둔화 흐름을 나타내고 있지만 미래 불확실성도 큰 만큼 현재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하는 것이 더 났다고 판단한 결과다.

금통위는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만큼 목표 수준으로 낮아질 때까지 충분히 장기간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은 금통위는 11일 오전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동결했다. 지난해 1월 0.25%포인트(p)를 올리며 3.50%까지 오른 기준금리는 8회 연속 동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통위 금리 동결 배경으로는 최근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물가 상황과 전망 불확실성이 꼽힌다.

글로벌 경제의 경우 주요 국가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로 성장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주요 국가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고 목표 수준으로의 안정화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에 무게가 실린다.

국내 경제 역시 수출을 중심으로 한 완만한 개선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 더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유가 하락 여파로 지난 12월(3.2%) 소폭 내리며 둔화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향후 물가 경로와 관련해 △국제유가 △농산물가격 등락 △국내외 경기 흐름 등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아울러 금융권 가계 대출은 주택관련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고, 주택매매 가격 역시 매수 심리 약화했으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도 커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는 지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고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 현재 기조를 유지하며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동결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물가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중동 사태 등 해외 리스크가 완화하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은 이전보다 낮아졌다”며 더 이상의 인상은 없을 것이란 신호를 내놨다.

다만 미국 기준금리가 올해 세 차례 인하가 예상되면서 한국 역시 금리 인하가 빠르게 이뤄질 것이란 기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로 판단했고, 금통위원 전원이 일치했다”며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자극해 물가 상승률이 재차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해 물가 안정을 이뤄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창용 총재는 이날 물가 연간 상승률이 작년 11월 전망했던 2.6%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했다. 근원 물가 역시 당초 전망에 부합하는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올해 물가 상승률은 2.3%로 예상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