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빼든 김범수, 여성 리더십 전면배치…다음은 임원진 교체(?)
칼빼든 김범수, 여성 리더십 전면배치…다음은 임원진 교체(?)
  • 윤경진 기자
  • 승인 2023.12.1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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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변경 검토” 초강수 이어 ‘계열사 리더십 쇄신’ 예상
‘엔터·핀테크·게임’ 주력분야, 새로운 전략·비전 수립 예고
창사 첫여성 CEO 정신아 대표 내정, 책임경영 적임 기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사진=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사진=카카오]

카카오가 첫 여성 CEO(최고경영자)를 앞세운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은 한발 더 나아가 사명변경 검토라는 초강수까지 던지며 계열사 리더십 쇄신에 나선다.

17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카카오 단독 대표로 내정했다. 이번 내정으로 카카오의 주요 계열사 임원진들이 대거 교체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 내정자는 2024년 3월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임직원 대상으로 진행한 행사에서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며 "새로운 배를 건조하는 마음가짐으로 과거 10년의 관성을 버리고 원점부터 새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와 이별하고 새로운 카카오로 재탄생해야 한다"며 강도 높은 조직 개편을 예고했다.

카카오 노조도 인적 쇄신을 지속 요구해 왔다. 노조 측은 "카카오 대표 교체는 쇄신의 끝이 아닌 시작이 돼야 한다"며 "인적쇄신을 완료하기 위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진을 비롯해 현 경영진에 대한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계열사 임원진 교체가 예상됨에 따라 엔터테인먼트, 핀테크, 게임 등 각 주력 분야에서 새로운 전략과 비전을 새롭게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정 내정자에게 혁신 지휘봉을 맡겨 기존 리더십에 변화를 주고 미래 핵심사업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정 내정자가 IT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른 갈등과 어려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신아 카카오 단독 대표 내정자.[사진=카카오]
정신아 카카오 단독 대표 내정자.[사진=카카오]

정 내정자는 보스턴 컨설팅그룹과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eBay APAC HQ), 네이버를 거쳐 2014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아 AI-로봇 등의 선행 기술, 모바일 플랫폼, 게임,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IT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며 IT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해 왔다. 또 10년간 VC(벤처캐피탈) 분야에서 경험을 쌓으며 스타트업의 창업부터 성장, 유니콘까지 각 성장 단계에 대한 분석 및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웠다.

김 위원장이 정 내정자를 신뢰한다는 점도 조직 혁신에 힘을 실어준다. 정 내정자는 2023년 3월 카카오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해 카카오의 사업과 서비스 이해를 높여왔다. 지난 9월부터는 역할을 확대해 CA협의체 내 사업 부문 총괄을 맡고 현재는 경영쇄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서 쇄신의 방향성 논의에 참여 중이다. 앞으로 내정자 신분으로서 쇄신TF(태스크포스)장을 맡아 카카오의 실질적인 쇄신을 위한 방향을 설정하고 세부 과제들을 챙길 예정이다.

정 내정자는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성장만을 위한 자율경영이 아닌 적극적인 책임경영을 실행하고 미래 핵심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며 "카카오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에 변화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you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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