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90대 이상 고령층에 홍콩H지수 ELS 90억어치 팔았다
5대 은행, 90대 이상 고령층에 홍콩H지수 ELS 90억어치 팔았다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3.12.1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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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이상 고령층 판매액 6조원대…불완전 판매 가능성↑
5대 시중은행 외경 (사진=신아일보 DB)
5대 시중은행 외경 (사진=신아일보 DB)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90대 이상 고령층에 판매한 홍콩H지수 연계 ELS(주가연계증권) 잔액이 9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11월말 기준 홍콩H지수 연계 ELS 실적에서 60대 이상 고령층에 판매한 ELS 편입 ELT(주가연계신탁), ELF(주가연계펀드) 잔액은 6조4539억원이다.

이는 개인과 법인 전체 판매 잔액(14조6482억원)의 44.0% 수준이다. 이 가운데 개인이 보유한 잔액에서 60대 이상 비중은 47.5%까지 확대된다.

특히 90세 이상 고령층에 판매한 ELS, ELF 잔액은 90억8000만원이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74억100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NH농협 9억3000만원 △국민은행 6억6000만원 △신한 8000만원 등 순이다.

이들 은행이 고령 투자자에게 초고위험, 고난도 상품을 판매한 것이 드러나며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통상 금융사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투자자 경험, 재산 상태 등과 비교했을 때 투자 상품과의 적합성을 판단한다. 부합하지 않는다면 적합성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9일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일부 은행에서 ELS와 관련해 묻기도 전에 무지성으로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를 마련했다고 운운하지만 자기 면피 조치를 했다는 식으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감원은 적합성의 원칙, 금소법상 상품 판매 절차 규제와 관련한 본질적 추이를 생각하면 이런 말을 쉽게 하기 어렵다”며 “고위험, 고난도 상품을 노령 소비자에게 짧은 시간 안에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가능한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에 금감원은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해 분쟁조정 민원에서 확인된 판매사별 위법 혐의를 분석, 상황에 따라 현장검사를 조기 착수한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지난주까지 홍콩H지수 판매 잔액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마치고 현재 결과를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은행권 홍콩H지수 연계 ELS 판매 규모는 15조9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국민은행이 8조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 2조4000억원 △농협은행 2조2000억원 △하나은행 2조원 △SC제일은행 1조2000억원 등 순이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