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총선 불출마' 후폭풍… 김기현 결단 임박했나
장제원 '총선 불출마' 후폭풍… 김기현 결단 임박했나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12.1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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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희생' 압박에 김기현 잠행 모드… 대표직 사퇴? 불출마? 고심
하태경, 장제원 결단에 "김기현 불출마도 기정사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12일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자,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친윤 그룹, 영남 중진들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대표직 사퇴와 불출마 압박에 시달려 온 김기현 대표는 이날 지도부와 함께 하기로 예정된 구룡마을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갑작스럽게 취소하고 칩거 모드에 들어갔다. 자신의 거취와 향후 당의 진로 등에 대한 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표는 전날 최고위에서 "나를 비롯한 우리 당 구성원 모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의 각오와 민생과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답해나갈 것"이라며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드려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불출마나 험지 출마뿐만 아니라 '대표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둘 수 있다는 시각도 나왔다.

이날 당 안팎에서는 김 대표의 거취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사실 당내에서는 김 대표도 불출마한다는 게 기정사실"이라고 주장했고, 김태흠 충남지사는 "김 대표는 당원과 국민께 이미 밑천이 드러나 신뢰와 리더십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이용호 의원도 김 대표를 향해 대표직을 내려놓으라고 촉구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어젯밤 장 의원이 불출마를 시사하는 내용들을 보면서 김 대표도 비슷한 결단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위해 떠나기 전 장 의원과 김 대표에게 '용기 있는 희생'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장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운명이라 생각한다. 나는 22대 국회의원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또 한 번 백의종군의 길을 간다. 부족하지만 나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친윤 핵심'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윤석열 대선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로는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했다. 혁신위가 '희생 혁신안'을 내놨을 당시에는 부산 지역 활동을 늘리며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당내 비판 기류가 거세지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김 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불출마를 선언하는 대신 대표직은 유지하려 하지 않겠냐는 전망과 함께, 대표직까지 던지며 백의종군을 선언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총선 간판'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내세운 뒤 당 대표직을 내려놓고서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