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발언 둘러싼 공방… 박민 KBS 사장 후보자 청문회, 오전부터 파행
신상발언 둘러싼 공방… 박민 KBS 사장 후보자 청문회, 오전부터 파행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11.0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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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박 후보자 인사청문단으로부터 받은 서한 관련 신상발언 요청
장제원, 고 의원 신상발언 요청 거부... 야당 위원 집단 퇴장 이어져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박민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위원장의 의사진행 방식에 항의하며 퇴장한 야당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박민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위원장의 의사진행 방식에 항의하며 퇴장한 야당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KBS) 박민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야당 위원들의 단체 퇴장으로 오전부터 파행을 빚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이 제기한 박 후보자의 문화일보 재직 시절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에 대해 박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으로부터 '근거 없는 허위 주장으로 공격을 멈춰달라'는 서한을 전달받은 것에 대한 신상발언을 할 계획이었다.

고 의원의 요청에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질의부터 하라"며 고 의원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야당 간사인 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특정 청문위원 이름을 거론해 허위사실이라고 했다"며 다시 장 위원장에 신상발언 요청 수용을 요구했다. 하지만 다시 장 위원장이 "왜 고민정 의원만 특혜를 하려 하는가"라고 응수해 여야간 고성이 오가기 시작했다.

고 의원이 장 위원장을 향해 "갑질을 하고 있다"고 항의하자 장 위원장은 "지금 겁박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고 의원은 "청문위원의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으니 위엄을 세워달라고 위원장께 요청한 것이다"라며 "그런데 (장 위원장이) 권리를 보호하긴커녕 매도하고 있는 것에 굉장한 유감 표하고 위원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시 장 위원장은 "세상에 위원장을 상대로 청문회 하는 것도 처음 본다"며 "위원장 자격을 고민정 위원이 정하는가. 민주당이 요구하는 자료도 위원장이 다 받아줘야 하고, 입맛에 맞는 후보자 답변도 내가 받아줘야 하는가"라며 야당 측에 따졌다. 

이 과정에서 야당 위원들은 장 위원장의 진행 방식에 항의하며 청문회 시작 후 1시간도 안 돼 청문회장에서 집단 퇴장했다. 여당 위원들은 야당 위원들의 퇴장을 문제 삼으면서 의사진행발언에 나섰다.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은 "박민 후보자처럼 개인 신상과 관련한 딱히 논란될 만한 이슈가 없는 것은 오랜만이다"라며 "국민들이 (청문회) 방송을 보고 있을텐데 (야당 위원들이) 빨리 복귀해 (청문회를) 정상 운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조승래, 윤영찬, 민형배 의원 등 일부 야당 위원들이 다시 청문회장에 들어와 항의를 이어갔지만 장 위원장은 "고민정 의원이 자격을 운운했다"며 분을 삭이지 못하며 다시 고성을 주고받았다.

결국 장 위원장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야당 위원들이) 집단 퇴장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 (민주당은) 자격 운운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며 11시 20분경 정회를 선포했다.

한편, 민주당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청문회가 진행 중인 시간에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가지고 "박민 후보자는 과태료와 지방세 등을 상습 체납해 무려 52차례나 자동차 압류를 통보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윤 대통령의 인사가 거듭될수록 대통령이 외쳐온 공정과 상식, 정의가 국민을 기만하는 뻔뻔한 대국민 사기극이었음이 명명백백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