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3분기 실적 발표 개시…하반기 먹구름 현실화
증권사 3분기 실적 발표 개시…하반기 먹구름 현실화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3.10.2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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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부동산 리스크 확대…'엎친 데 덮쳐'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하반기 성적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가장 먼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KB증권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지만,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중동 리스크, 여기에 국내외 부동산 시장 악화 등에 업계 전반의 수익성은 하락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더욱이 소시에테제네럴(SG)증권발 주가 급락 사태 등으로 국내 주식 시장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 심리가 위축돼 거래대금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KB증권을 시작으로 오는 27일부터 금융지주계열 증권사 3분기 실적 발표가 이뤄진다.

주요 증권사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KB증권 3분기 매출은 2조57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7.9%나 쪼그라들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5.7% 증가한 1530억원을 기록했다.

IB(기업금융)와 WM(자산관리),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등 전 사업 분야에서 고른 성적표를 받으면서 영업이익은 개선됐다는 것이 KB증권 분석이다.

하지만, 기타 수수료 수익과 영업외손익이 줄면서 3분기 당기순이익은 11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3% 감소했다.

KB증권은 매출은 반도막난 상황에서도 영업익에서 비교적 선방했지만, 그 외 증권사들의 상황은 다를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장기화, 중동 분쟁 등으로 국내 주식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KB증권이 발표한 리서치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의 3분기 합산 연결기준 지배주주 순이익은 7146억원이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12.8% 줄어든 수치다.

증권사별 연결기준 지배주주 순이익을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은 시장 컨센서스(실적 전망)를 23.5% 하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 외 △삼성증권(-5.7%) △NH투자증권(-23.0%) △한국투자증권(-2.4%) △키움증권(-12.7%) 등도 컨센서스를 밑돌 전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증권사 실적에 보탬이 됐던 거래대금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 4분기 채권평가 손실 우려, IB 부문 실적도 정체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20일까지 한 달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15조6080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원 이상 감소했다. 7월(27조173억원)과 8월(22조9480억원) 20조원을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4분기 실적 역시 장담할 수 없을 전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증권사 실적은 2차전지를 중심으로 한 테마주 장세로 대외 불확실성 요인을 일부 상쇄하며 다소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테마주 장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고금리 장기화, 중동 리스크, 국내외 부동산 리스크 우려 등 악재가 겹쳐 4분기 실적은 크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