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불안한 국제 정세…투자자예탁금 이달만 6조원 빠져
고금리·불안한 국제 정세…투자자예탁금 이달만 6조원 빠져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10.1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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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코스닥 떠받친 개인도 10월 들어 전월보다 44.85%↓
(이미지=신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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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이달 들어 6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지속적인 고금리와 함께 길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 등 글로벌 국제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까지 터지면서 10월 한국 증시에 부담이 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12일 금융투자협회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이달에만 10% 넘게 빠졌다.

지난 4일 52조2467억원이었던 투자자예탁금 잔액은 △5일 50조4917억원 △6일 47조4451억원 △10일 46조5389억원으로 매일 빠지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매매업자나 투자중개업자가 투자자로부터 금융투자 상품 매매 및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해 예탁받은 자금으로 증권 통장에 유치돼 있어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불린다.

2차전지 랠리로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7월27일 58조1990억원까지 늘며 올해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8월과 9월(월말 기준) 동안에도 각각 51조5788억원, 49조9899억원 등 50조원 안팎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이 당분간 고금리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밝히고,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간 분쟁 등 금융시장 불안 요인 탓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이달들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최근 개인투자자 입김이 강한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투자자 매도세가 이어지는 등 빠르게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뺀 돈은 지난 달에만 6710억원에 달했고, 이달 들어서도 11일까지 전달 대비 44.85% 수준인 3700억원을 팔아치웠다.

종목별로 보면 개인투자자는 같은 기간 에코프로(1890억원 매도)를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이어 △알테오젠(220억원 매도) △셀트리온헬스케어(170억원 매도) △신성델타테크(170억원 매도) △휴젤(150억원 매도)도 많았다.

여기에 코스닥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8월 12조1200억원 △9월 10조7400억원 △10월(11일 기준) 6조8600억원으로 급감했다. 특히 이달은 올해 평균(9조6000억원)보다도 한참 적은 수치다.

이에 10월에도 증시 시장은 어두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이 올해 8월 이후 코스닥 시장에서 발을 끊은 상황"이라며 "코스닥 지수가 상승한 날에 개인투자자들 매수에 따른 상승 기여도 수치가 8월10일 이후 단 하루도 플러스를 기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20년도와 올해 상반기에는 개인투자자들의 코스닥 상승 기여도가 특히 높았다"며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으로 성장주에는 추가 부담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갈등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한 채 경기와 금융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 정치적 갈등으로 인한 연방 정부 폐쇄 리스크도 금융시장에 잠재적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분쟁 등이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새로운 리스크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