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국정농단, 주변 관리 제대로 못한 내 불찰… 진심으로 사과"
박근혜 "국정농단, 주변 관리 제대로 못한 내 불찰… 진심으로 사과"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09.2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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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SK 출연금 제3자 뇌물죄 판결 납득 안 돼"
"'정치적 친박' 없어… 정치인은 자기 정치 해야"
"사드 배치·통진당 해산 등 해내야만 했다…다 하고 감옥 들어가 다행"
박근혜 전 대통령이 25일 대구 달성군 현풍시장을 찾아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5일 대구 달성군 현풍시장을 찾아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사익편취·국정농단에 대해 "이 모든 것이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내 불찰이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25일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에서 "검찰 조사에서 듣고 너무 놀랐다"면서도 이같이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탄핵과 관련해서는 "먼저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해서 맡겨 주신 직분을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많은 실망과 걱정을 드렸던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소회를 전했다.

다만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기부했다가 돌려받은 돈, (K스포츠재단이) SK로부터 지원받기로 헀다가 포기한 것에 대해 법원이 제3자 뇌물죄를 인정했는데 이 판결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면서도 "결과적으로 최 원장(최서원씨)이 재단을 통해 사적 이익을 챙기려고 했었다면 그것을 알지 못한 내 책임이고, 사람을 잘못 본 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재임 시 국정원장들에게 특수활동비 36억5천만원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역대 정부에서도 그런 지원을 해 왔다'기에 '지원받아 일하는 데 쓰라'고 했다. 다만 어디에 썼는지 보고받은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 제 사적 용도로 쓴 것은 전혀 없다"며 "(특활비에 대해) 법적 검토를 받지 않았던 건 정말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농단 특검팀 수사팀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이 보수진영 대선후보로 정권교체를 한 데 대해선 "좌파 정권이 연장되지 않고 보수 정권으로 교체된 것에 안도했다"고 말했다.

탄핵 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데 대해선 "마음이 참 착잡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북핵 대응 방식이라든가, 동맹국들과의 불협화음 소식을 들으면서 나라 안보를 비롯해 여러 가지로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정부 평가에 대해선 "임기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실패한 것'이라 한다면 받아들인다"면서도 "'정책적으로 실패한 정부'라고 한다면 도대체 어떤 정책이 잘못됐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통합진보당 해산이라든가 공무원 연금 개혁, 개성공단 폐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등은 국운이 달린 문제라 어떤 것을 무릅쓰고라도 꼭 해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드 배치, 위안부 합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체결 등을 거론하며 "안보를 위해 꼭 해야 된다고 생각했던 일을 정말 하늘이 도우셨는지 다 하고 감옥에 들어가 다행이었다"라고도 했다.

최근 친박계 인사들이 총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그는 '정치적으로 친박은 없다'고 거듭 선 그었다.

박 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내년 총선에 별 계획이 없다. '정치적으로 친박은 없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며 "정치를 다시 시작하면서 이것이 내 명예 회복을 위한 것이고, 나와 연관된 것이라는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년 총선에서 정치인은 자기 정치를 하면 된다"고 거리를 뒀다.

박 전 대통령은 "정치 일선은 떠났지만 나라에 조금이라도 도움되는 일이고 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하려고 한다"며 "그것이 국민들이 보내준 사랑을 조금이라도 갚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