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 안팎 만류에도 '단식 마이웨이'… 출구전략은
이재명, 당 안팎 만류에도 '단식 마이웨이'… 출구전략은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09.1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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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손님 찾아와도 못 일어나고 대답·말 못하는 상태
지속 의지 뚜렷… 당 장악력·지지율·민심 모두 잡았다 
지난 15일 단식 투쟁 16일차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회 당대표실에서 조응천 의원을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 단식 투쟁 16일차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회 당대표실에서 조응천 의원을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단식을 18일째 이어간 17일, 건강상 적신호가 감지됐지만 별다른 출구전략이 보이지 않아 세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단식 중인 이 대표는 현재 방문객이 찾아와도 앉기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저하된 상태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민주당 상임고문인 김원기·임채정·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이날 이 대표를 찾아 단식을 만류하고 당에 강제입원을 강력 권고했다.

김 전 의장은 만남 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 우리가 이야기하겠다고 했고, 이 이상 더 하면 도저히 안 되니까 당이 강제로라도 입원을 하도록, 이 지경에 오면 건강을 생각해야 하니까 그에 따르도록 말했다"고 말헀다.

임 전 의장에 따르면 이 대표는 현재 대답하기 조차 어려운 상태라고 한다. 그는 '이 대표가 어떤 대답을 했느냐'는 질문에 "일체 대답을 못하고, 말을 못한다"고 언급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에게 "투쟁하기 위해서, 승리하기 위해서 이젠 멈춰야 한다. 단식을 조롱·폄훼, 방탄이라 비난하더라도 상관할 필요가 없다"며 "지금은 단식을 중단, 병원치료를 받고 단결하고 강한 민주당으로 요지부동의 철권 정권과 맞서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에서도 이 대표의 강제입원을 강력 검토하고 있으나 단식을 계속 하겠다는 본인의 의지가 확고해 쉽사리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의 곁에서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있는 의사 출신 이용빈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사람의 "(현재 이 대표의 의식이) 명료하고 본인이 거부 의사를 명확히 표현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권유대로 (강제입원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정치권에서도 정부·여당이 이 대표를 찾아가거나 하는 등 먼저 움직이지 않는 이상 이 대표 차원에서 출구전략은 없다고 봤다. 다만 이번 단식이 이 대표에게는 정치적 이득이 됐다고 해석했다. 추석을 앞둔 가운데 '이재명 동정론'이 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 대표 본인이 직접 언급은 안 했지만 △당 장악력 높이기 △당 지지율 끌어올리기 △추석 밥상 민심 이 세 가지가 이번 단식의 실제 목표라고 생각하는데, 이 모두를 달성했다"며 "다만 단식을 할 때 일반적으로 명확한 조건을 내 거는데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 폭정 저지', '민주주의 쟁취' 등 두루뭉술한 조건을 걸고 단식을 시작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단식을 중단할) 명분이 딱히 없다"고 밝혔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