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의혹' 이재명 조사 11시간 만에 귀가
'대북송금 의혹' 이재명 조사 11시간 만에 귀가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3.09.10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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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12일 재소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에 연루돼 9일 오전 10시18분 제3자 뇌물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수원지검에 출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조사 11시간 만에 귀가했다. 

이 대표는 오후 9시43분 수원지검을 나서며 "예상했던 증거라고는 단 하나도 제시받지 못했다. 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의 말이나 아무런 근거가 되지 않는 정황들, 도정 관련 이야기로 긴 시간을 보냈다"며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이런 내용으로 범죄를 조작해보겠다는 정치 검찰에 연민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 권력을 사유화해서 정적을 제거하고 범죄를 조작하는 이런 행태야말로 반드시 청산돼야 할 악습"이라며 "국민들의 민생 문제에 더 나은 대안을 만들어내고, 한반도가 전쟁 위기에 치닫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정부가, 또 대통령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사 중 이 대표가 건강 문제를 호소해 조사는 약 8시간 만인 오후 6시40분 중단됐다. 오후 7시부터는 조서 열람을 시작했는데, 120쪽 중 40쪽 분량만 확인한 뒤 조서에 서명하지 않고 2시간 40여분만에 열람을 중단했다. 

조사에 입회한 박균택 변호사는 "이 대표의 취지가 반영 안 되는 부분이 많다 보니 열람하는 의미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수원지검은 "이재명 대표는 조사 내내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한 채 진술서로 갈음한다거나, 질문과 무관한 반복적이고 장황한 답변, 말꼬리 잡기 답변으로 일관하는 등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조사에 차질을 빚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서 열람 도중 자신의 진술이 누락됐다고 억지를 부리고, 정작 어느 부분이 누락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대답하지도 않은 채 조서에 서명날인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퇴실했다"고 했다.  

조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중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 대납과 관련한 질문까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남은 조사를 위해 12일 오전 10시 재소환을 통보한 상태다.

이에 이 대표는 "검찰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할 수밖에 없는 패자 아니겠냐"며 "조사를 다 하지 못했다고 다시 소환하겠다고 하니 날짜를 협의해 다섯번째든 여섯번째든 나가겠다"고 했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