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제식량가격 변동 한국에 큰 영향...서민 경제 부담"
한은 "국제식량가격 변동 한국에 큰 영향...서민 경제 부담"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3.08.2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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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 물가 오름세 여전, 8~11개월 뒤 가공식품·외식물가에 파급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한국은 물론 세계 주요나라의 식료품 물가 상승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한국은 곡물 대외의존도가 높아 국제식량가격 변동이 국내 물가에 크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서민 경제 부담은 가중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8일 한국은행이 낸 ‘경제전망보고서-국내외 식료품물가(food inflation) 흐름 평가 및 리스크 요인’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에서 집중호우, 폭염, 태풍 등 기상여건 악화로 채소·과일 등 농산물 가격은 전월보다 빠르게 상승했다.

실제 한은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전반적인 농산물 가격 상승에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3% 오른 120.14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가격은 팬데믹 초기 식료품지출 증가와 국내 기상여건 악화,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등으로 빠르게 상승했고, 가공품식품 가격은 2022년 이후 국제곡물가격 급등 영향이 시차를 두고 파급되면서 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팬데믹에 따른 공급병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곡물·비료공급 차질, 각국 식량수출 제한, 이상기후 등 복합적 영향에 글로벌 식료품 물가 상승압박이 크게 확대된 점도 국내 식료품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50개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원재료 수입의존도가 높은 식료품 가격 상승률이 여타 품목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국의 곡물자급률은 20.9%로 쌀을 제외하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식료품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는 더딜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중장기적으로 엘니뇨, 이상기후 등이 국제식량가격의 가장 큰 상방리스크로 잠재해 있다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엘니뇨 기간 이후에는 국제식량가격 상승기가 나타났는데, 해수면 온도가 1도 상승할 때 평균적으로 1~2년 시차를 두고 국제식량가격은 5~7% 상승했다.

또 국제식량가격은 국내 가공식품 가격과 외식물가에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데, 가공식품은 11개월, 외식물가는 8개월 뒤 영향이 최대로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국제식량 급등기에는 영향을 미치는 시차도 단축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식료품과 외식물가는 하방경직성과 지속성이 높고 체감물가 연관성도 높아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앞으로 국내 물가 둔화 흐름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가계지출 중 식료품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 중심으로 가계부담이 커지고 실질구매력이 축소될 수 있는 만큼 식료품물가 흐름과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