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14주기인 18일 여야 지도부는 추도식에 참석해 故 김 전 대통령의 '용서와 화해의 정신'을 기렸다. 추도식 사회를 맡은 김대중평화센터 김성재 상임이사가 추도식 시작 전 "과거 갈등을 넘어 국민통합과 화합의 미래를 열어가는 추도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지만 이날 추도식에서도 국민의힘 김기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두 대표는 현 정국과 관련해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서 "친일과 빈일의 낡은 이분법을 깨시고 미래지향적인 길로 나아가셨던 대통령의 용기 있는 결단은 특히 우리 정치에 많은 걸 가르쳐주고 시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난 1998년 이른바 '김대중-오부치 선언'으로 불린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언급하며 "한일관계 정상화의 많은 장벽을 과감한 결단으로 허물고 마침내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이끌어내는 커다란 업적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민주당 등 야당의 이른바 '맹목적 반일'을 강조하는 행동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은 국익과 국민 통합을 위해선 과거의 어떤 악연도 다 초월하는 결단도 보여줬다"며 "나와 국민의힘도 발자취를 잘 새기며 큰 정치를 복원시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민생을 파괴하고, 평화를 뒤흔드는 권력의 퇴행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며 현 정부를 겨냥했다.
이 대표는 "무능하고 무책임하며 무법적인 정권의 폭력적 통치가 국민과 나라를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며 "공포정치에 민주주의와 법치, 정의가 실종됐다. 민생은 도탄에 빠졌고 한반도에는 신냉전의 먹구름이 드리웠다"고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운명이 총체적 위기에 직면한 지금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 ‘벽에 대고 소리라도 치라’ 하던 대통령의 간절한 당부를 다시 떠올린다"며 "혹독한 고난도, 매서운 시련도 인내하며 국민과 나라를 위해 투쟁했던 강철 같은 그 의지를 되새기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김진표 국회의장은 "김대중 시대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황금기로, 일체의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던 대통령 후보 때의 약속을 끝까지 지켰다. 김대중 정치는 통합과 협력, 화해와 미래로 가는 정치였다"며 "나도 대통령에게 배운 그대로 통합과 협력의 정치를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