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월북 미군병사 한달만에 첫 언급… "망명의사 밝혔다"
북, 월북 미군병사 한달만에 첫 언급… "망명의사 밝혔다"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3.08.16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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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한 트래비스 킹. (사진=연합뉴스)
월북한 트래비스 킹.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18일 월북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33) 이병이 망명의사를 밝혔다고 16일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미군병사 트래비스 킹에 대한 중간조사결과' 제하 기사에서 이같이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킹 이병은 지난달 유엔사가 주최한 JSA 견학 프로그램에 참가해 시설을 둘러보다 돌연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한국에서 폭행 혐의로 두 달 가량 구금됐다가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미국 텍사스주 포트블리스로 이동될 예정이었지만 인천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고 다음 날 갑자기 JSA 견학에 참가했다. 킹이 JSA에 가게 된 경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킹이 고의로 월북했다고 판단했다. 이후 미국과 유엔사는 킹 이병의 신병 확인을 위해 북한 측에 연락을 취했지만 구체적인 답을 받지 못했다. 북한은 킹 이병이 월북한 지 한 달 만인 이날 그가 처한 상황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통신은 "관광객들 속에 끼워 판문점 JSA을 돌아보던 킹은 군사분계선상에 있는 조미군부접촉실과 경무관휴계실 사이에서 고의적으로 우리측 구역으로 침입했다가 근무 중에 있던 조선인민군 군인들에 의해 단속됐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기관에서 조사한 데 의하면 킹은 자기가 공화국 영내에 불법침입한 사실을 인정했다"며 "킹은 미군 내에서의 비인간적인 학대와 인종차별에 대한 반감을 품고 북한으로 넘어올 결심을 했다고 자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킹은 또한 불평등한 미국사회에 환멸을 느꼈다고 하면서 우리 나라나 제3국에 망명할 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킹 이병의 송환을 기대하고 있으나 킹의 입장이 다른데다 북한이 킹에 대한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한 데 따라 조만간 풀려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