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교과서 제작 데이터…'밀크T·디지털교과서' 반영
산업계 ‘융합’이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다. 기업의 정통 사업 경계는 이미 허물어졌다. 기업들은 협력과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융합형 비즈니스 기회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살기 위한 미래 생존법이다. <신아일보>는 2021년부터 진행한 업종별 ‘융합시리즈’ 3탄을 마련, ‘살길은융합’ 연중기획편을 계속 이어간다. 기업별 CEO 경영스타일을 분석, 이에 맞춘 융합 전략과 미래사업을 파악해 보는 시간이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교육업종 CEO를 파헤친다. <편집자 주>
박정과 천재교과서 대표가 AI(인공지능) 기술력 확보에 속도를 낸다. AI 디지털 교과서 위주로 판도가 바뀌는 미래 교육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다는 전략이다.
10일 천재교과서에 따르면, 박 대표는 AI 거점센터 구축과 AI 맞춤형 학습 솔루션 ‘밀크T’ 고도화 등 AI 사업 부문에 집중 투자한다.
박 대표는 모기업인 천재교육과 함께 AI 관련 인력을 업계 최대 규모로 보유하며 '에듀테크 전문기업'으로의 성장기반을 구축 중이다.
천재교육은 지난 5월 교육출판업계 최초로 천재IT교육센터를 가산디지털산업단지 마리오아울렛 2관 11층에 개관했다. 천재교육은 해당 센터 운영을 통해 천재교육그룹 임직원 2000명과 협력업체 구성원 1만명을 대상으로 보다 전문성 높은 IT(정보통신기술)∙DT(디지털 전환)교육을 진행해 핵심인재를 대거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천재IT교육센터는 지난 2015년 개관한 에듀테크센터와 2018년 문을 연 AI센터에 이은 천재교육의 3번째 에듀테크 거점이다. 에듀테크센터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운영으로 유망 스타트업 발굴을 지원한다.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에듀테크 시장의 파이를 키워나간다는 구상으로 사무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으로 지분투자 단행 및 경영관리와 교육정보, 전문인력 등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에듀테크 센터 누적 입주기업은 30곳으로 올해부터 교육 관련 스타트업뿐 아니라 타분야 스타트업에 대해서도 지원할 계획이다.
AI센터는 현재 각 분야별 전문가를 중심으로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 및 분석환경을 구축하는 빅데이터 인프라 파트 △AI 관련 알고리즘·모델 개발을 수행하는 AI개발 파트 △AI 수학에 대한 상품화를 연구하기 위한 AI수학 파트로 구성돼 있다. 자체 연구는 물론 외부 협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박 대표는 천재교육이 축적한 방대한 교육 데이터를 에듀테크 기업으로 전환하는데 가장 중요한 원동력으로 삼았다. 천재그룹의 본질인 '지식데이터 기업'을 활용한 기술력을 극대화해 미래 교육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천재교육은 지난 43년간 1800권 이상의 교과서 개발 경험을 비롯해 100만 문항 이상의 문제은행, 6억건 이상의 문항 풀이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데이터는 AI 센터의 ‘데이터분석 랩’과 ‘빅데이터 랩’을 통해 분석 처리돼 AI 서비스 '닥터매쓰'와 '내전석(내아이 전국석차)', 밀크T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천재교과서의 대표 에듀테크 서비스인 '밀크T'는 AI 개별분석을 통해 맞춤형 학습관리가 가능한 학습 프로그램이다. 개인별 학습 진행률과 진도, 보완점 등에 따라 AI 기반의 다양한 학습 콘텐츠가 제공돼 보다 효과적으로 학습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 또 초∙중∙고 연계 학습으로 종합적이고 단계적인 성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고 교과서 중심의 탄탄한 강좌구성으로 효율적인 교과연계 및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하다.
박 대표는 2025년부터 적용되는 초·중·고교 수학·영어·정보 교과에 AI 기반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을 대비해 기존 교과서 제작 역량과 밀크T 콘텐츠를 융합해 양질의 교과서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천재교과서는 2007·2009·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초중고 서책형 교과서 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천재교과서는 밀크T 사업으로 AI 원천 기술과 경험을 축적했으며 기존 교육부 주관 디지털교과서도 개발해 왔다.
박 대표는 "교육부 정책과 교사의 의견수렴으로 예측 가능한 부분에서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천재교과서는 서책형처럼 양질의 AI 디지털교과서 개발 공급으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료 교수학습지원플랫폼 T셀파에 양질의 콘텐츠 개발, 수업도구 고도화, 편리한 UI·UX 등 다방면으로 투자를 이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천재교육은 동시에 기존 교육사업 확장과 함께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힘을 쏟는다. 우선 유아동, 초·중등 교육과정에 집중했던 기존 교육 서비스를 대학생과 성인, 실버 세대까지 확장한다. 천재교육은 지난 2022년 10월 ‘K-디지털선도기업 아카데미’에 선정됐다. 고용노동부와 직업능력심사평가원이 추진하는 디지털 선도기업 아카데미는 한국형 뉴딜 디지털 핵심 실무 인재 양성 사업인 'K-디지털 트레이닝'의 일환으로 현재 빅데이터 관련 성인 IT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통한 글로벌 공략에도 나선다. 2022년 한국어 수업이 가능한 메타버스 플랫폼 ‘코타버스(Kotaverse)’를 개발해 현재 해외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한국어 교육 콘텐츠 코타버스는 메타버스 강의실에 국한되지 않고 가상공간에서 한국의 다양한 장소를 넘나들며 보다 생동감 있고 흥미로운 수업을 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박 대표는 코타버스를 비롯한 선진 AI 기술기반의 콘텐츠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