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사 수는 OECD 바닥권인데 소득은 ‘최상위권’
한국, 의사 수는 OECD 바닥권인데 소득은 ‘최상위권’
  • 이승구 기자
  • 승인 2023.07.30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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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2023 보건통계’…봉직의 소득 1위·개원의 2위
의료 이용량 OECD 내 최다, 의사 수 적은 현실과 연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의 인구 대비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꼴찌에서 두 번째라는 집계가 나온 가운데 의사 소득은 OECD 국가들 중 최상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의료 이용량은 OECD 내에서 가장 많은 수준인데, 의사 수는 적은 현실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30일 OECD의 ‘2023년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3)’에 따르면 한국의 전문의 중 병·의원에 소속돼 월급을 받는 봉직의의 연간 임금소득은 19만2749달러(2020년 기준)다. 

이는 관련 통계를 제출한 OECD 28개 회원국 중 가장 많은 수치다.

다만 각국의 물가 차이를 반영한 구매력평가(PPP) 환율을 기준으로 한 금액이어서, 실제 금액과는 차이가 있다.

한국 다음으로 네덜란드, 독일, 아일랜드, 영국 순으로 봉직의 소득이 높았다.

개원의의 경우 통계가 확보된 회원국이 적어 한국·벨기에·캐나다·이스라엘·호주·네덜란드·스위스·오스트리아·독일 등 9개국만 비교가 가능하다. 우리나라 개원의의 소득이 29만8800달러(2020년)로, 벨기에 33만7931달러(2021년) 다음으로 많았다.

OECD는 회원국의 보건통계를 매년 제공받아 검토 후 누리집에 공개하며, 2023년 통계는 지난 3일 발표됐다. 대체로 2021년 수치가 기준이다.

다만 의사 소득의 경우 우리나라는 올해 업데이트된 수치를 제공하지 않아 지난해 제출한 2020년 수치가 가장 최신 자료다.

보건복지부는 “작년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후 처음으로 OECD에 의료인력 소득 자료 10년치를 제공했다”며 “실태조사가 3년 주기라 그 이후로 업데이트된 자료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OECD 주요국 전문의 봉직의 임금소득. 구매력평가(PPP) 환율 US달러 기준. OECD 2023 보건통계 웹사이트 캡쳐(사진=연합뉴스)
OECD 주요국 전문의 봉직의 임금소득. 구매력평가(PPP) 환율 US달러 기준. OECD 2023 보건통계 웹사이트 캡쳐(사진=연합뉴스)

작년 7월 발표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에선 2020년 기준 우리나라 봉직의 평균 소득이 1억8539만원, 개원의는 2억9428만원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우리나라 의사 소득 자료가 처음 반영된 OECD 2022년 보건통계에선 한국 전문의 소득이 봉직의·개원의 모두 OECD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통계에서 한국의 2020년 수치를 다른 회원국들의 2021년 또는 2022년 수치와 비교해서도 봉직의 소득은 한국이 가장 많고, 개원의는 2위를 기록한 것이다. 다만 미국, 일본 등 일부 회원국은 데이터가 없어 OECD 통계에서 빠졌다.

2023년 보건통계 기준 28개국 봉직의 평균 임금소득은 11만8667달러로 우리나라의 60% 수준이다.

봉직의 임금소득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배율을 보면 우리나라가 5.06배(2020년)로, 28개 회원국 중 칠레(2022년 5.12배) 다음으로 높았다. 개원의는 7.84배로 비교 대상 9개국 중 가장 높다.

이처럼 한국의 의사 소득 수준이 선진국이 많은 OECD 내에서도 최상위권인 데에는 의료 이용량은 OECD 내에서 가장 많은 수준인데, 의사 수는 적은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복지부가 OECD 올해 보건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병원 외래진료 횟수는 연간 15.7회로 회원국 중 가장 많았고, 인구 1000명당 임상의사 수는 2.6명으로 멕시코(2.5명) 다음으로 적었다.

digitaleg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