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IAEA 총장에 보고서 결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야"
박광온 "日, 당사자 동의 없이 방류하지 않겠다고 말해야"
위성곤 의원 시작으로 릴레이 필리버스터 돌입... 7일 결의대회
더불어민주당이 6일 저녁 17시간 동안의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당 지도부는 우리 정부가 IAEA 보고서에 대해 '겸허하게 수용한다'고 발표한 점을 문제삼으면서 "국민의 생명과 공동체의 안전을 지킬 최종 책임은 당연히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저녁 7시 국회 로텐더홀에서 '윤석열정권 오염수투기 반대 천명 촉구 비상행동'을 시작했다. 민주당이 철야농성을 진행하는 17시간은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일본 도쿄전력 소속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원자로의 노심부가 녹아내리는 '멜트다운'이 진행된 시간을 의미한다.
이재명 대표는 철야농성에 들어가면서 인사말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방한하는) IAEA 그로시 총장에게 '보고서 내용이 근거도 없고 증거도 없는 맹탕이다. 보고서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염수 안전성 여부에 대해 피해 당사국들과 함께 일본에 공동조사를 요구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이) '일본은 오염수 해양 투기를 중단하라'고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오염수가 한 번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다시는 주워담을 수가 없고 다양한 핵종들은 바닷속에서 결국 생태계를 거쳐 우리 인간에게 축적될 것"이라며 "어떤 폭력적인 방법으로도 진실을 가두고 국민의 입을 틀어막을 수는 없다"며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서 연단에 나온 박광온 원내대표는 오염수 방류를 놓고 "(미래에) 후회하는 일을 막자"며 "그때 후회하지 않도록 한·일 정부와 관계 기관, 도쿄전력이 지금이라도 생각을 고쳐먹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해양 투기 계획을 보류하고 이해 당사자의 동의 없이 해양에 방류하지 않겠다는 기본 원칙에 충실하기 바란다"며 "많은 반대를 뚫고 IAEA 보고서 하나로 해양투기를 밀어붙인다면 일본은 정말로 역사에 남는 큰 죄를 짓게 될 것"이라고 몰아부쳤다.
특히 박광온 원내대표는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외교적 노력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와 폐기물의 해상투기를 금지하고 각 국가가 이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를 점검·논의하는 런던협약 및 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쟁점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본격적인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위성곤 후쿠시마오염수방류저지대책단장은 당초 발언 예정 시간인 10분을 훌쩍 넘겨 40분 넘게 오염수 방류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위성곤 단장은 우리 정부·여당 일부 인사가 일반 원전에서 나오는 냉각수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같게 취급하고 있다며 "정상 원전에서 나오는 냉각수와 후쿠시마 사고 원전에서 나오는 핵 폐수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국민을 호도하기 위한 물타기 그 이상도 그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이 오염수가 방류되더라도 후쿠시마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금지는 유지할 것이란 입장에 대해 "우리가 (수입금지 관련 WTO 소송에서) 승소했던 논리적 근거를 잊어버리게 된다. 거짓말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의원들은 7일 자정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고 오전 8시부터 다시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오전 11시에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무소속 의원들까지 합류해 결의대회를 통해 17시간 동안의 농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