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물가 상승률, 14년 4개월 만에 최고치
라면 물가 상승률, 14년 4개월 만에 최고치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07.0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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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3.4% 올라…일부 인하에도 아쉬움 커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올해 6월 라면 물가 상승률과 전체 물가 상승률 격차는 10%포인트(p) 이상 벌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이다.

7월에는 라면 제조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잇달아 인하하면서 물가 상승률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하 품목이 제한돼 둔화 폭은 큰 차이가 없을 전망이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라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23.95로 전년 동월 대비 13.4% 상승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9년 2월(14.3%) 이후 14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 5월 라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3.1%를 기록하며 2009년 2월 이후 가장 높았지만, 한 달 만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라면 물가 상승률은 전체 품목 물가 상승률과 비교하면 상당히 컸다.

지난달 전체 물가 상승률은 2.7%로 라면(13.4%)과의 격차가 10.7%p(약 5배) 달했다. 이는 2009년 1월(11.0%p) 이후 14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상승이다.

이달에는 라면 제조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잇달아 내렸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8일 체감물가 안정을 이유로 라면 가격 인하를 요구했다.

이에 7월 라면 물가 상승률은 둔화할 것으로 보여 전체 물가 상승률과 격차는 좁아질 전망이다.

이달 라면 가격을 내린 기업은 △농심(신라면 출고가 4.5%↓) △삼양식품(12개 제품 가격 평균 4.7%↓) △오뚜기(15개 제품 가격 평균 5.0%↓) △팔도(11개 제품 가격 평균 5.1%↓) 등이다.

다만 라면 가격 인하 품목이 한정적이며 주력 제품이 가격 인하 대상에서 빠지면서 라면 물가 상승 둔화 폭은 크진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농심은 안성탕면·짜파게티·너구리,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오뚜기는 진라면, 팔도는 팔도비빔면 가격을 유지했다. 

농심은 지난해 9월 라면 브랜드 26개 출고가를 11.3% 인상했다. 같은 해 10월엔 팔도가 팔도비빔면과 왕뚜껑 등 12개 브랜드 제품 가격을 평균 9.8%를, 오뚜기도 진라면을 포함해 라면 제품 가격을 평균 11.0%를 올렸다. 이어 같은 해 11월엔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을 포함해 13개 브랜드 제품 가격을 평균 9.7% 올렸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라면업체 가격 인하 결정에 대해 협의회는 환영한다”면서도 “인하율과 제품 종류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소비자는 업체들의 원재료가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감내해 왔다”며 “정부와 사회적 여론에 밀려 어쩔 수 없이 하는 생색내기식의 가격 인하가 아닌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가격 인하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