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수능’ 尹발언에 교육계 시끌… 올해 난이도 변화 주목
‘공정 수능’ 尹발언에 교육계 시끌… 올해 난이도 변화 주목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3.06.1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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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담당 국장 교체에 이어 수능 출제기관 감사
교육계 “비문학 비중 적을 것”… 9월 모평에 촉각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수능 5개월을 앞두고 교육부 입시담당 국장 교체에 이어 수능출제 기관인 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한 감사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여 교육계가 혼란에 빠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교육과정 밖 수능 출제'를 질타하며 이를 사교육업체와의 '이권 카르텔로'로 묘사했다. 수능 방향을 지난 3월부터 지시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의미에서다. 16일 교육부는 윤 대통령이 수능 관련 발언에 대해 수능 난이도가 아닌 '공정한 수능'에 대한 지시였다며 입시담당 국장을 교체하고 평가원에 대한 감사 방침을 정했다.

수능 총괄 책임자 경질에 출제기관 감사까지 더해지며 교육계는 사태에 대한 파장이 얼마나 커질지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의 수능 출제 관련 발언에 따른 난도 변화 여부를 예의 주시 중이다. 올해 수능은 11월16일 치러진다. 수능 난도가 어떻게 정해질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가운데 교육계는 수능 전 보는 9월 모의평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9월 모의평가가 수능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되기 때문이다. 이번 9월 모의평가 시험영역은 수능과 마찬가지로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탐구(사회·과학·직업), 제2외국어/한문 영역이다. 한국사 영역은 모든 수험생이 반드시 응시해야 하고 나머지 영역은 선택할 수 있다.

지난해와 같이 국어와 수학은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가 유지된다. 공통과목은 공통으로 응시하고, 국어는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가운데 1개를, 수학은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가운데 1개를 선택해 본다.

교육계는 윤 대통령이 교과서 밖 출제를 지양한 ‘공정 수능’을 강조한 만큼 난도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대통령실과 교육부가 “윤 대통령의 발언은 수능을 쉽게 출제하라는 가이드라인이 아니라 교육과정 안에서 출제하라는 원칙을 강조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수험생과 학원업계서는 풀이를 다르게 하고 있다.

이제껏 9월 모평이 6월보다 평이하게 출제된 경우가 많았던 것도 이번 9월 모평 난도 하락을 예상케 한다. 평가원은 EBS 연계 문항에 사용된 도표와 그림, 지문을 교재와 더 유사하게 해 수험생의 연계 체감도를 높인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의 공정 수능 발언의 의미가 제대로 해석되지 않는 상황에 수험생, 수능 강사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누리꾼은 “대통령이 교육과정 밖 문항으로 국어 비문학 등을 예로 들었다. 국어영역에서 비문학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는데 비문학 난도가 낮아질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이는 “꼬아서 내는 킬러문제는 줄고 변별력을 위해 준킬러를 늘릴 것 같다. 의대를 지원할 최상위층 변별력은 떨어지고 차상위층 이하에서는 변별력이 있을 듯 하다”고 봤다.

사회문화, 인문예술, 과학기술 등 다양한 소재의 제시문이 출제되는 비문학은 교과서 밖 출제 비율이 높다. 해석도 까다로워 킬러문항이 되곤 한다. 지난해 수능해서도 국어영역은 ‘클라이버의 기초 대사량 연구’를 다룬 비문학 과학지문이 까다로운 유형으로 꼽혔다.

난이도 조정 문제는 매해 있어 왔다. 지난해 치러진 수능은 수학이 어려웠지만 변별력 있는 문항이 있었던 그간 방향을 따랐기에 수험생들이 큰 혼란을 겪을 정도는 아니었다. 불수능이 될 가능성은 적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나 대통령과 교육부 장관이 직접 나서 수능 난이도에 대해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