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애플' 사이 등 터지는 카드사
'삼성과 애플' 사이 등 터지는 카드사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3.06.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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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수수료 부담↑ "애플보다 삼성 협상 우선"
(사진=각 사)
(사진=각 사)

국내 주요 카드사는 삼성페이와 애플페이 사이에서 눈치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다.

애플페이가 영토 확장을 위해 추가 제휴 논의에 들어간 가운데,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수수료 협상을 본격 시작했기 때문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섣불리 애플페이와 손을 잡다간 국내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 1위 삼성페이 눈 밖에 날 수 있다. 

삼성페이가 유료화될 경우 연간 수수료 비용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페이 담당자들은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 현대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과 만나면서 수수료 논의를 본격화했다.

앞서 지난 5월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계약을 맺은 카드사에 자동 연장을 종료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삼성전자는 2015년 8월 삼성페이 출시부터 1년마다 카드사들과 결제 건당 수수료 없는 계약을 자동 연장해 왔지만 이번 공문을 통해 서비스 유료화를 제기했다. 

삼성전자가 현재 애플페이 수수료(건당 0.15% 수준)와 같은 수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하면 카드업계는 연간 약 1000억원의 수수료 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페이는 최근 네이버페이와 제휴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페이가 애플페이와 제휴하지 않는 조건으로 수수료를 무료화하거나, 애플페이 제휴사에 수수료를 차등 지급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애플페이는 신한과 KB국민, 우리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들과의 추가 제휴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애플페이 제휴도 고민해야 할 문제다. 

아이폰 사용자들의 서비스 요구가 계속되는 데다 애플페이 가맹점은 늘고 애플페이와 단독 제휴 중인 현대카드의 신규 회원 수 증가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 제휴는 아직 논의 중인 사항"이라며 "삼성페이 수수료 계약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카드사들은 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 부담은 여전한 데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을 떨어지고 법정최고금리 규제에 연체율이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이제는 수수료 부담까지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들은 우선 삼성페이와의 수수료 협상을 잘 마무리한 뒤에나 애플페이 제휴를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간편 결제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전자금융업자가 47.9%, 신한플레이 등 금융사가 26.8%, 삼성전자 등 휴대전화 제조사가 25.3%를 차지하고 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