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1년 내내 전 정부·야당 탓만… 정치·대화 복원해야"
이재명, "대통령, 1년 내내 전 정부·야당 탓만… 정치·대화 복원해야"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05.1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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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원전 오염수 시찰단 파견 재검토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인 10일 보수 지역의 심장으로 꼽히는 대구경북(TK) 지역에서 광폭 행보에 나섰다. 이번 일정의 메시지는 '통합'과 '협치'다. 내년 총선에서 호남과 TK지역을 잇는 국민통합을 일구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대구시당서 개최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출범 1년을 맞은 윤석열 정부에 대해 "민생 고통에 아랑곳없이 초부자 특권 감세 정책을 강행했고, 주변 국가들을 불필요하게 자극해 경제위기와 안보위기를 자초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대표는 "민생이 도탄에 빠졌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1년 내내 전임 정부 탓, 야당 탓만 하고 있다"며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4년 국정 역시 지난 1년의 실패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또 일본 원전 오염수 안전성 평가에 대해서도 "실질적이고 확실한 조사 검증권이 없는 허울뿐인 시찰단 파견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안전성이 100% 입증될 때까지 오염수 투기를 국가의 명운을 걸고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을 향해 야당과의 소통도 당부했다. 그는 "국정 파탄을 막기 위해 정치 대화를 복원해야 한다. 정치는 경쟁이어야 하는데 정쟁을 넘어 아예 전쟁이 되어 가고 있다"며 "총리와 내각의 대대적인 쇄신도 이제 결단할 때가 됐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나 "정기국회 전에 민주당과 대구시가 예산정책협의회를 해서 실질적으로 예산 편성에 도움될 수 있게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홍 시장은 "좋다"고 화답하며 서대구역과 광주송정역을 연결하는 달빛고속철도 특별법의 연내 처리를 부탁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통합'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는데, 이와 대비되는 행보로 이재명-윤석열 구도를 형성하려는 것"이라며 "홍 시장을 만난 것은 윤 대통령의 야당 패싱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협치 무산의 책임이 윤 대통령에게 있다는 것을 은근히 부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경남 양산을 향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양산책방' 개업을 축하했다. 최근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논란 등 당내가 소란스러운 가운데 문 전 대통령을 만나 당내 지지층을 결집하고, 당내 소란을 진화시키기 위한 의도도 깔렸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