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맞아… 50%대 지지율이 3개월 만에 20%대로
인사 문제·순방 리스크·협치 등 잇단 논란… 전 정부 저격
윤석열 대통령이 10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윤 대통령은 역대 최초의 '용산시대'를 개막한 대통령이다. 당선인 시절 청와대 개방과 용산 이전을 약속했고, 취임 당일부터 용산 대통령실에서 집무를 시작했다.
광복 이후 이승만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까지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가 있던 청와대는 국민들에게 전면 개방됐다. 집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청와대를 다녀간 전체 관람객은 34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통을 강조하며 용산시대를 연 윤 대통령은 헌정사상 최초로 출퇴근하는 대통령으로 기록됐고,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회견)까지 진행하며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여기에 취임 후 열흘 만에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했고, 6·1 지방선거에서는 여당인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정권 초 훈풍은 오래 못 갔다. 인사가 논란이 되고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인물들이 잇따라 논란이 되면서 지지율 하락을 이끌었다. 도어스테핑에서의 윤 대통령의 발언도 자주 논란이 됐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기준으로 취임 첫 주 52.5%였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8월 첫째 주 24%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20%대를 유지하다 9월 셋째 주 33%로, 8주 만에 20%대를 벗어났다.
그러나 안도도 잠시,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에서 리스크가 돌출했다.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취소 논란에 한일·한미 정상회담 축소 진행, 비속어 논란까지 이어지며 지지율은 9월 다섯째 주 24%로 하락했고, 10월 내내 지지율은 답보 상태였다.
그러던 중 10월 말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고, 매일 조문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질 요구에는 침묵하고 그를 감쌌다.
한편으로는 언론과 잇단 충돌을 벌였다. 이윽고 11월 캄보디아와 발리 순방을 앞두고 대통령전용기에 MBC 탑승 거부를 통보했다. 18일 도어스테핑에서 MBC 기자와 비서관이 설전을 벌이면서 20일 윤석열 정부 트레이드 마크였던 도어스테핑이 중단됐다.
더 큰 문제점은 도어스테핑 중단 이후 윤 대통령이 '선택적 소통'을 해왔다는 점이다.
취임 첫해 신년에는 '조선일보'와만 인터뷰를 했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은 생략했다. 결국 대통령 집무실까지 이전하면서 강조한 '소통 강화'는 1년 만에 '용두사미'에 그치게 됐다.
또한 윤 대통령은 야당과도 번번히 충돌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파트너인 야당 지도부와 한 번도 회동하지 않았다. 이미 최장기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기존 최장기 기록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의 회동이다. 문 대통령 취임 339일 만에 이뤄진 바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하는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을 비롯해 국정 운영과제들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압도적 여소야대인 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치는 필수다.
최근 대통령실도 이를 의식한 듯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가 취임하자마자 이진복 정무수석이 여야 원내대표단을 만날 의향이 있다는 윤 대통령의 뜻을 전했으나 박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부터 만나는 것이 순서라고 입장을 밝히며 거절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재의 요구권(거부권)을 재가하며 7년 만에 거부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갖가지 사안에서 아쉬운 점을 남긴 윤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외교 안보 분야 성과를 부각하는 데 공을 들였다. 외교는 1년간의 해외 순방에서 거둔 세일즈 외교 결과를, 안보는 한미 동맹의 재건과 한일관계 정상화를 통한 한미일 3각 안보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협치와 관련해서는 "거야(巨野) 입법에 가로막혀 필요한 제도를 정비하기 어려웠던 점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전세 사기·마약문제 등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