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복 정무수석, 박광온 신임 민주당 원내대표 예방
박광온 "대통령실, 야당 국정운영 파트너로 생각해야"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간 회동을 추진할 의향이 있다는 뜻을 밝혔으나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를 만나는 것이 먼저라며 사실상 이를 거절했다.
민주당 신임 박 원내대표는 2일 취임 축하 인사를 위해 윤 대통령의 난을 들고 찾아온 이 정무수석을 만났다.
이 수석은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여야 원내대표와 만날 의향이 있다"며 "여야 원내대표 만남 시 부르면 대통령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고 회동에 배석한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에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당 대표를 먼저 만나는 것이 순서'라고 명확히 이야기했다"며 "지금은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간 만남은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도 "취임 후 일 년 동안 야당 대표와 한 차례도 회동이 없었다는 게 아쉽다"며 "야당 대표와의 회동이 대화 정치 복원의 출발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대통령실이 야당을 건강한 국정운영의 한 파트너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수석은 이재명 대표와의 회담에 대해 "대통령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런 기대가 있어서 좋은 일들이 생기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당장은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 간 대화는 쉽게 마련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 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시간을 두고 풀어야 할 문제 같다"며 "(임기) 초창기에 원내대표, 당 대표와 마포에서 소주 한잔하자고 했는데 그게 안 된 이후로 경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후 단 한 차례도 야당 지도부와 공식 회동을 가진 바가 없다.
윤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8월 당 대표로 선출된 후 수차례 영수회담을 공개 요청했지만 매번 거절해왔다.
이를 두고는 여러 이유가 제기되지만, 이 대표가 각종 의혹을 현재 '사법리스크'에 휩싸여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불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 당선 당시 '협치'를 강조했던 만큼 이제라도 서둘러 야당 지도부와 마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윤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와는 수차례 회동했다. 2일 오후에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을 함께하며 미국 국빈 방문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무쟁점 대선 공약 처리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다만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 전세사기 특별법과 관련된 논의는 이 자리에서 이뤄지지 않았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선과제에 대해 논의했고, 무쟁점 대선 공약 등에 대해서 여야 수석들이 모여 처리할 부분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장이 말했지만 헌법 불합치, 위헌 결정 법안들이 신속히 개정돼야 하는데 이 부분도 여야 수석들이 논의해서 신속하게 처리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5월 임시국회 일정과 관련해서는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당헌에 따라 내일 의총에서 공식적으로 승인을 받아야 (임명 절차가 마무리된다)"며 "빠르면 오늘이나 내일 오전이라도 협의하되, 공식 추인해야 일정 합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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