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감청, 정상회담 의제로 오르지는 않을 듯… '가시적 성과' 집중
'파이브아이즈급' 정보 협력 강화… '한미일 정보공유동맹' 논의도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논란을 일단락하고 국빈방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발생한 논란으로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서의 가시적 성과는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내에선 12년 만의 미국 국빈 방문에서 가시적인 경제·안보 성과를 거둔다면 각종 악재를 털고 국정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안건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대응,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 등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대응의 경우, 북한의 위협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확장억제가 어느 수준까지 강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미에 북한 목함지뢰에 다리를 잃은 예비역 중사, 천안함 부상 장병 등과 동행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 위협의 심각성을 알리고, 한미 동맹과 확장억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윤 대통령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에 따른 우리나라 기업들의 피해 방지를 보다 강화하는 데에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양국은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를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한다는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양국간 사이버협력 등 정보공유 강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5개국의 정보동맹 '파이브 아이즈(FVEY·Five Eyes)' 수준으로 격상할 것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정상회담 일정·의제 조율 등을 마치고 15일 귀국한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도 "파이브 아이즈라는 영어권 정보동맹이 있다"며 "우리는 그것보다 어쩌면 더 깊은 사이버 정보 공유를 하고 있는 한미 동맹으로, 이 정보동맹을 굳건히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번 방미에서 도감청 의혹 관련 언급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차장은 ‘미국 정부 도감청 의혹’을 한미정상회담 의제로 다룰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방미에서) 저를 만날 때마다 (미국 측에서)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야권의 공세는 이어지는 상황이다. 민주당 국회 국방·외교통일·운영·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17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에 대한 해임 요구서를 대통령실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 기자회견에서 "김 차장은 '악의적으로 도청한 정황이 없다'는 황당무계한 궤변으로 미국을 두둔했다"며 "심각한 주권 침해를 두고 '선의의 도청', '허위 사실', '자해 행위' 운운하며 책임을 피하고 국익을 뒤로했다"며 해임을 촉구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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