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 예대금리차 확대…"다시 좁혀질 것"
5대 은행, 가계 예대금리차 확대…"다시 좁혀질 것"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03.2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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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예대차 평균 1.36%p…국민·농협·우리 순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은행권 가계 예대금리차(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의 차이)가 두 달 연속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 금리는 빠르게 떨어졌지만, 대출 금리의 하락은 완만해 벌어진 결과다.

21일 은행연합회의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상품 제외)는 평균 1.36%포인트(p)다. 전월 1.18%p와 비교하면 0.18%p 올랐다.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지난해 8월부터 매달 전월의 예대금리차를 은행연합회를 통해 공시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예대금리차는 2월 신규취급액 기준이다. 은행권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돈 잔치’ 발언에 홍역을 치렀다. 금리 상승기 호실적을 거둔 은행권이 직원 성과금과 특별 퇴직금으로 거액의 돈을 풀자 이를 겨냥한 비판이었다.

이 때문에 은행권은 10조원 규모의 사회공헌자금 대책을 내놓으며 수습에 나서야 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대형은행의 과점체제를 깨트리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은행권에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를 조성했다.

상황은 이렇지만 은행의 이자 마진을 나타내는 지표인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만큼 은행권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계속될 전망이다.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이유는 대출 금리보다 예금 금리가 더 가파르게 내렸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5대 은행의 평균 예금 금리는 연 3.51%로 전월(3.80%) 대비 0.29%p 떨어진 반면, 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연 4.98%에서 연 4.87%로 0.11%p 낮아진 데 그쳤다.

은행별로 보면 지난달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 상품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KB국민은행이다. 가계대출금리는 연 5.01%,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3.53%로 차이는 1.48%p다.

다만 KB국민은행은 5개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전월(1.51%p) 대비 예대금리차가 축소됐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1.46%p의 예대금리차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우리은행은 가계대출금리 연 5.01%, 수신금리 연 3.55%를 나타냈다. 예대금리차는 전월(1.07%p)과 비교하면 0.39%p 높아져 5대 시중은행 중 확대 폭이 가장 컸다.

농협은행은 우리은행과 예대금리차는 같지만, 가계대출금리가 연 4.77%, 수신금리는 연 3.31%로 금리 수준은 전반적으로 낮았다.

하나은행의 예대금리차는 가계대출금리 연 4.87%, 수신금리 3.55%로 1.32%p를 나타냈다. 

신한은행은 올 1월까지만 해도 예대금리차가 0.84%p에 머물렀으나 지난달 0.18%p 높아지면서 1%p대를 넘어섰다.

한편, 국내 19개 전체 은행 중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전북은행으로 6.48%p에 달했다. 인터넷은행 중에는 토스뱅크(4.90%p)가 꼽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 조치를 지속 시행하고 있는 만큼 예대금리차는 다시 좁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