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총선TF 비명계 대거 등용'… 단일대오 묘수?
이재명 '총선TF 비명계 대거 등용'… 단일대오 묘수?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03.1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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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긍정적"… 불협화음 소거하나
TF 인사들 "당무 차원" 확대 해석 경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시청 광장 동편에서 열린 ‘강제동원 굴욕해법 무효 촉구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시청 광장 동편에서 열린 ‘강제동원 굴욕해법 무효 촉구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당 '총선 공천 태스크포스(TF)'에 비명계 인사를 대폭 등용, 당내 화합을 도모하고 '친명 공천' 비판을 피하기 위한 포석을 뒀다.

현재 비명계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관련, 주위 측근 5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걸 두고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에둘러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이런 속에서 공천TF에 비명 인사를 전진 배치하며 당내 반발을 우선 진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강훈식 의원은 13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지난 번 체포동의안 이후 첫 번째 인사라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인다"며 "인선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건, 이미 이 대표가 '조금 더 넓고 함께 하자'라는 제스처를 한 거라고 판단이 든다"고 밝혔다.

공천TF는 3선 국회의원이자 문재인 정부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이개호 의원이 단장을 맡았다. 부단장 정태호 의원을 비롯해 맹성규·김영배·조승래·고영인·문진석·이해식 의원, 원외 인사 배재정 전 의원 등 총 9명으로 구성됐다. 이중 문 의원과 이해식 의원을 제외한 이들은 비명계로 분류된다. 즉, 공천TF 중 과반 이상이 '비명계'인 것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소란스러운 당 안팎 상황을 고려해 '당무'에 기반한 것일 뿐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내비쳤다.

박범계 의원은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당 쇄신·당직 개편을) 지금 당장 한다면 마치 비명계는 이 대표에게 책임을 묻는 건데, 그 책임의 대신 처리로 사무총장이나 전략기획위원장을 당직개편하는 건 옳지 못하다. 정정당당하지 못하다"고 부인했다.

단장 이개호 의원은 이 대표의 제안으로 직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당을 위해서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기 때문에 제안을 받아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당시 이 대표는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으니 잘 해줄 걸로 생각한다'며 단장직을 요청했다.

이 의원은 총선TF 구성 관련해 "여러 계파를 포함했다"며 "지금 당 계파에 대해 특수한 주장을 하는 분들이 서로 있지만, (사실 당내에는) 대부분 크게 계파색이 없다"며 "총선TF는 당헌· 당규에 의한 법적 기구이기 때문에 법적 기능을 하는 거지, 이 대표의 출구전략 같은 건 생각해 본 적 없다. 이 대표도 목적을 갖고 이 기구를 만들었다기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다"고 해명했다.

또다른 총선TF 관계자도 "계파로 나누는 건 보는 사람들의 입장"이라면서 "나는 당에서 당무에 참여하라고 하니 참여하는 거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 민주당 초선의원은 이번 총선TF 인선에 대해 "공정하게 했다고 생각한다"며 "공천 심사란 게 일방적 생각이나 의견을 관철시키기 보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충분히 고려해서 뽑았을 거라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이 대표는 사실상 이해찬 전 지도부의 '시스템 공천'을 계승하겠단 입장이다. '권리당원 50%·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라는 기존 경선 룰을 유지하고, 공천TF 역시 앞서 21대 특별당규로 만들어졌단 설명이다.

대표적 '친명'으로 분류되는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제 공천인데 아무래도 공천룰 갖고 장난치지 않겠냐는 불안감들이 있다"면서 "이재명 지도부의 방침은 이해찬 당대표 때 만들어놓은 총선 룰이 완벽한 제도는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실행해 본 총선 룰 중에서는 가장 합리적이고 공평하다고 생각해 그때의 총선 룰을 고치지 않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