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탄소배출권 시장서 활로 모색…성장 가능성에 무게
증권사, 탄소배출권 시장서 활로 모색…성장 가능성에 무게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3.02.1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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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조직 설치·수익기반 다지기…"중장기적 안목 필요"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증권사들은 부진에 빠진 업황에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을 새 수익원으로 낙점했다. 매년 강화되는 환경규제를 감안하면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유다.

통상 탄소배출권 시장은 장내와 장외로 구분된다. 장내 시장은 탄소감축 의무가 있는 기업이, 장외 시장은 규제 대상이 아닌 기업, 기관 등이 각각 배출권을 거래한다.

다만 현재 탄소배출권 관련 상품의 거래는 많지 않아 최근 수익률은 미미한 실정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AU22(2022년물 탄소배출권)의 거래 가격은 지난 14일 종가 기준 1만2850원으로 전년(3만3300원) 대비 61.4% 급감했다.

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상장된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 등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은 이렇지만 증권사들은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 선점을 위해 분주하다.

NH투자증권은 전날 바이오차 생산기업인 ‘4EN(포이엔)’과 온실가스 감축사업에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총 16만7000tCO2에 상당하는 자발적 탄소배출권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또 국내·외 탄소감축사업 투자와 탄소배출권 거래 비즈니스를 추진을 위해 올해 초 운용사업부 내 탄소금융팀을 신설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탄소금융을 개발해 온실가스 저감이 필요한 기업, 기관 등에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자발적 탄소시장 배출권 사업개발을 위해 한국중부발전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한편 동해안 산불 피해지역 기부금 모금 행사를 진행하며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이밖에 KB증권도 지난해 FICC운용본부 내 탄소에너지금융팀을 신설하고 올해 탄소배출권 관련 사업 역량 강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실적 발표와 함께 올해 탄소배출권 등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에서 다양한 기회요소들을 포착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이 불황 속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 진출을 위한 경쟁력 제고에 나서는 이유는 환경부가 오는 2025년까지 탄소배출권 위탁매매 도입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증권사는 중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20년 말 정부는 탄소배출권 시장 확대를 위해 신규 증권사들의 참여를 허용한 만큼 단기적인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제 막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