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이르면 내달부터 사용…"사실상 현대카드 독점"
'애플페이' 이르면 내달부터 사용…"사실상 현대카드 독점"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3.02.1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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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애플과 제휴 협상 필요…NFC·전산작업 등 과제 산적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르면 내달부터 애플사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애플페이 결제에 필요한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국내 보급률이 10% 미만으로 저조한 데다, 현대카드 외 다른 카드사들은 애플사와의 제휴 협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실상 현대카드 독점으로 편의점과 스타벅스, 백화점 등 NFC 단말기를 설치한 곳 먼저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애플사와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국내 출시를 공식화했다. 애플사와 제휴 협상을 마무리한 현대카드를 통해 NFC 단말기를 갖춘 가맹점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이르면 오는 3월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애플페이는 2014년 출시돼 미국과 일본, 중국 등에서는 이미 사용 중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없는 나라는 한국과 튀르키예가 유일하다.

현대카드는 애플사와 단독 계약을 맺고 애플페이 국내 출시를 준비해왔다. 다만 NFC 단말기 무상 공급에 대한 리베이트 논란이 불거지며 출시가 지연됐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상 가맹점에 카드사가 단말기를 무상 제공하는 행위는 부당한 보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애플사와 독점 계약을 맺었던 현대카드는 애플페이의 국내 배타적 사용권을 포기했고, 금융위원회로부터 도입 허가를 받았다.

지난 3일 금융위원회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전자금융거래법 등 관련 법령과 그간의 법령해석 등을 고려해 신용카드사들이 필요한 관련 절차 등을 준수하면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을 추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NFC와 MST(마그네틱보안전송) 결제를 모두 지원하는 삼성페이와 달리 애플페이는 NFC 결제만 지원한다. 국내 NFC 단말기 보급률은 10% 수준이다. 가맹점의 10%에서만 쓸 수 있는 셈이다.

실제 NFC 단말기를 설치한 곳은 전국 편의점과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스타벅스, 파리바게뜨, 롯데하이마트, 이케아 등 60여개 가맹점뿐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아이폰을 사용하는 현대카드 회원만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며 "약 3700만개 가맹점 중 사용 가능 가맹점은 9만개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사들은 일단 지켜본다는 분위기다. 국내 이용 추이 등을 살펴 도입을 추진한다는 방침인데, 수수료 등 애플사와의 제휴 협상과 추진 이후에도 전산 등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 6개 카드사(신한·KB국민·BC·롯데·하나·NH농협) 연합 간편 결제 서비스 '오픈페이' 또한 이제 막 첫발을 뗀 점도 애플페이 도입에 소극적인 이유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 제휴에 대해 이제 막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며 "다만 국내 카드사에서 제휴를 요청해도 애플사에서 이를 거부하거나 기한 없는 검토가 이어지면 사실상 현대카드 독점계약"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카드사별 개인 신용카드 판매실적을 기준으로 한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19.6%) △삼성카드(17.8%) △현대카드(16.0%) △KB국민카드(15.4%) △롯데카드(9.0%) △NH농협카드 (7.2%) △우리카드(6.6%) △하나카드(5.8%) △비씨카드(2.6%) 순이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