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출 연체율 '꿈틀'…기준금리 인상 여파 본격화
시중은행 대출 연체율 '꿈틀'…기준금리 인상 여파 본격화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01.30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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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기업·가계대출 연체율 작년 하반기부터 상승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 주요 대출 상품의 연체율이 꿈틀대고 있다. 잇단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한계상황까지 내몰린 가계와 기업이 수면 위로 드러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가계와 기업대출 연체율 평균은 전분기 말보다 모두 상승했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평균 0.28%로 3분기 말보다 0.05%포인트(p) 올랐다. 이 중 개인사업자 대출의 평균 연체율은 0.24%로 같은 기간 대비 0.06%p 높아졌다.

대기업 대출 역시 이 기간 0.01%에서 0.02%로 소폭 올랐다. 연체율 자체는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상승세는 뚜렷하다.

가계대출 연체율 평균도 0.19%를 기록해 3분기 말 대비 0.03%p 상승했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이 같은 기간 0.12%에서 0.15%로 0.03%p, 신용대출은 0.24%에서 0.28%로 0.04%p 각각 올랐다.

지난해 은행 연체율 변화 추이를 보면 가계와 기업 모두 상반기에는 큰 변동이 없거나 하락세를 보였지만, 하반기 들어 상승세가 도드라졌다.

통상 은행 연체율은 분기 말과 연말에 은행에서 연체채권 관리를 강화함에 따라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에는 연체율이 되레 상승한 모습이다.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 등을 중심으로 각종 지원이 집중됐는데, 최근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연체를 하는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2021년 8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돌입했고,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무려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끌어올렸다. 이 중 지난해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했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4.00%) 이후 사상 최고치다.

실제 기준금리 인상으로 기업과 가계를 합산한 민간부문 대출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내놓은 ‘금리 인상에 따른 민간부채 상환 부담 분석’ 보고서에서 올해 민간부문 대출이자 부담이 지난해보다 33조6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 26일 개최한 ‘2023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이슈’ 세미나에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 건전성 문제가 올해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주식과 회사채 발행시장 위축으로 기업대출 잔액이 계속 늘어나면서 저신용기업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moon@shinailbo.co.kr